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정치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의 유상증자 계획이 잇따르며 유통주 수 확대로 정치테마주 투기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9일 현재 8월 납입 예정분으로 유상증자 계획을 가진 종목은 우리들제약·대유신소재·미래산업 등 총 세 곳이다. 이들 모두 정치테마주로 엮여 있다.
문재인 테마주 우리들제약은 지난 14일 총 1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가는 3일 연속 급락하며 19일 전일보다 265원(11.94%) 빠진 1955원에 장을 마쳤다.
박근혜 테마주 대유신소재는 지난달 24일 34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고, 이에 유상증자 발표 시점부터 주가는 19.56% 하락했다.
같은 달 214억원 상당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안철수 테마주 미래산업은 주가가 26.21% 하락했다.
이같이 정치테마주 유상증자가 줄을 잇는 이유는 선거철이 다가오면 관련 종목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기업 본질가치는 오른 주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들제약은 지난해 39억원의 영업손실에 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적자기업이다. 대유신소재 역시 작년 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산업의 작년 영업손실은 153억원, 당기순손실은 182억원이다.
정치테마 이슈로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 이들 기업은 자금유입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높은 할인율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세 기업 모두 '주주배정증자' 방식을 통해 증자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할인율은 30~35%다. 만약 현재와 같은 추세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실제 할인율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치테마주의 유상증자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면 정치테마주의 투기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반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관련 종목에 엮여 있는 개미투자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연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대주주의 도덕적 문제와 별개로 급등한 정치테마주의 주가는 경영실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가 급락과 시세조정 세력의 시장교란행위에 이용당하는 등 예기치 못한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일반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금융감독원이 주식시장에서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31개 상장사의 주가 및 기업실적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결과, 테마주 주가는 일반 상장사 주가가 하락·횡보 추세를 보이던 지난해 9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5월 일반주의 주가상승률과는 약 46.9%의 괴리율을 보이며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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