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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이태원들 찾은 방송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이후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브로닌(여, 28,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친구들이 반갑게 인터뷰를 맞아주고 기념 촬영을 했다. |
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세만 있으면 쉽게 집을 임대할 수 있다. 그러나 월세의 1~2개월 치 정도라면 대부분 납득할만한 수준이지만 한국만 유독 10배에 달하는 돈을 선불로 내는 관행은 외국인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인지도 모른다.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외국인 거주 150만 시대’ 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다문화 시대에 진입한 한국.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집값 문제가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아주경제신문 11기 인턴기자 10명이 서울 명동·인사동·이태원·신촌에서 외국인 41명을 인터뷰한 결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전반적인 생활물가는 교통비·컴퓨터 등이 싼 편이라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 물가가 모국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방송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이후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브로닌(여, 28)씨는 “한국은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집값이 비싸서 사기도 부담스러울뿐만 아니라 임대하는데 드는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는 것. 집세에 소비되는 비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고 편리한 곳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가 학업을 위해 모국인 남아공을 떠나 한국에 온지 벌써 6년이 됐다. 특히 음식값과 교통비가 자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숙명여대에 다니는 발레비야(여, 26)씨도 학업을 위해 3년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왔지만 집을 임대하기 위한 보증금이 비싼 점을 어려움으로 들었다. 반면 러시아와 비교해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5년 전에 건너온 샹덩비(남, 24)씨는 현재 상명대 국제통상학과에 재학생으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전체적인 물가는 싼 편이며 특별하게 그는 치안이 잘 돼 있어서 안전해서 한국이 살기 좋다고 밝혔다.
반면 보증금 500만원, 월세 50만원씩 내고 있는 그는 “중국에는 보증금이 없는데 한국에는 있기 때문에 매우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5년전 이집트에서 온 라울(남, 44)씨는 이태원 한 상가에서 화려한 액세서리를 팔고 있으며 모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싼 편으로 “집값이 매우 비싸다”고 금전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집트에 비해 컴퓨터와 자동차는 싼 편이라 좋다”며 “이집트는 차를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고차조차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 13년 전 한국으로 온 텐월 아메드(남, 39)씨는 현재 휴대폰 등 전자제품 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사업도 잘 자리잡아서 “파키스탄에 비해 물가가 조금 비싸지만 그만큼 돈이 잘 벌리기 때문에 특별히 비싸다고 생각되는 것이 없다”고 했다. 특히 그는 종교의 자유로 사회가 안전하다는 것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도 역시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모국에 비해 훨씬 싸다”며 “한국에서는 중고차를 돈 주고 버려야 하는데 파키스탄에서는 차가 귀해 버리는 차가 없을뿐더러 값이 매우 비싸다”고 설명하며 만족해 했다.
독일인 라이너 바흐(남, 51)씨는 미국에서 20년 동안 경주마와 관련된 일을 했지만 새로운 삶에 도전을 위해 1년 전 한국에 왔으며 “일단 미국과 독일에 비해 물가가 대체적으로 싸다”라며 “특히 교통비가 매우 저렴한 것이 한국의 큰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집값이 너무 비싸 부담된다”며 “외국인이 살기에 큰 애로사항으로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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