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국내 증권사 인수ㆍ주선 총액이 1년 사이 130조원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제살깎기식 수수료 인하경쟁으로 관련수입은 68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결산인 국내 총 63개 증권사 인수ㆍ주선 총액이 2010~2011회계연도 579조6598억원에서 707조8201억원으로 22.11%(128조1602억원) 증가한 반면 수수료 수입은 5427억원에서 4746억원으로 12.54%(681억원) 감소했다.
인수ㆍ주선 총액 대비 수수료 마진이 같은 기간 0.09%에서 0.07%로 0.02%포인트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0회계연도에 0.1%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마진은 최근 수년 사이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수ㆍ주선업무는 기업공개(IPO) 또는 유상증자를 하거나 국공채나 금융채, 회사채, 기업어음, 외화증권을 발행할 때 유가증권을 인수ㆍ매출하거나 모집ㆍ매출을 주선하는 것을 말한다.
영역별로는 2011회계연도 들어 회사채 수수료 수입만 늘었을 뿐 나머지 모두가 감소했다.
기업공개 인수ㆍ주선 수수료는 1498억원에서 647억원으로 57% 가까이 줄었다. 유상증자(-53.19%)와 외화증권(-23.32%), 국공채 및 금융채(-11.64%), 기업어음(-5.98%)에 걸쳐 최대 50% 이상 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회사채 수수료 수입은 1965억원에서 2583억원으로 30% 이상 늘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국내외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보다는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수수료 마진까지 각각 0.91%와 0.49%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이 더욱 줄어든 것이다.
상대적으로 기업공개 마진이 낮은 신한금융투자나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을 보면 IPO 인수ㆍ주선 총액 대비 수수료 비중이 0.17%와 0.77%, 1.11%로 업계 평균을 최대 0.7%포인트 넘게 밑돌았다. 예년 4% 내외에 달했던 한국투자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도 1.8% 안팎까지 떨어졌다.
나머지 인수ㆍ주선 업무 수수료 마진 또한 모두가 평균 0.1% 이하다. 회사채(0.10%)만 0.1%에 턱걸이했을 뿐 기업어음(0.06%), 외화증권(0.28%), 국공채ㆍ금융채(0.01%) 모두 밑돌았다.
회사채 인수ㆍ주선 수수료가 평균 0.10%인 데 비해 하나대투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은 최저 0.05%선까지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0.01%로 제로(0) 마진에 가까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 수익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자본시장법 개정마저 지연되고 있다"며 "포화상태인 기존 사업영역에서 수수료 인하경쟁으로 빈 그릇만 키우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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