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삼송지구 입주민 "이사는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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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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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도 슈퍼도 없어 입주민‘쩔쩔’<br/>아파트값도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아주경제 이정은·이준혁 기자= #. 지난 주말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아파트에 이사해 짐을 막 풀기 시작한 A씨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이사 날짜를 맞추느라 울며 겨자먹기로 이곳에 입주하긴 했지만 편의점 등 생활편의시설은 물론 당장 자녀들을 등교시킬 학교도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우유 하나 사기 위해서도 차를 타고 바같으로 나가야 할 판"이라며 "이건 사기분양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고양 삼송지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뿔났다.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이사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입주 예정자들도 적지 않다.

삼송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7개동(삼송·동산·신원·오금·대자·원흥·용두) 506만8758㎡에 조성된다. 주택 2만2132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2006년 12월 착공해 올해 말 기본 공사가 마무리된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의 '삼송 아이파크'(610가구)만 입주한 상태. 이어 '호반 베르디움'(2184가구), '계룡리슈빌'(1024가구), '동원로얄듀크'(598가구) 등도 줄줄이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학교·병원·대형 마트 등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를 위해 미리 삼송지구를 둘러보러 와봤다는 한 입주 예정자는 "삼송지구에 들어설 초·중학교가 2학기가 시작되는 올 가을 개교한다기에 준공에 맞춰 이사하려 했으나 초등학교는 내년 3월, 중학교는 내년 8월로 개교가 미뤄졌다"며 "너무 속상해 차라리 아파트를 처분해버릴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삼송지구 아파트 매매시장도 얼어붙었다. 입주를 앞둔 단지의 아파트값이 대부분 분양가 아래로 떨어졌다.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매물이 적지 않지만 잘 팔리지 않는다. 시장 침체에다 편의시설 및 기반시설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매수세가 뚝 끊긴 때문이다.

삼송지구내 호반공인 관계자는 "삼송 아이파크(공급면적 127㎡)의 경우 분양가에서 3000만원 정도 빠졌다"며 "대출금 이자까지 합치면 아파트 계약자들의 손실액이 5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전세 물건은 거래가 원활한 편이다. 아이파크(공급면적 127㎡) 전셋값은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으로 한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인근 현대공인 대표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없다보니 매매 대신 전세로 들어오려는 수요가 많다"며 "이곳 전셋값이 인근 은평뉴타운 아파트보다 싸다보니 곧잘 거래된다"고 전했다.

한편, LH 관계자는 "신규 택지지구 특성상 유관기관과 협의 사항이 많아서 기반시설 조성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자체 계획한 공원·도서관·보육시설 등은 올해 말 모두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공공택지관리과 관계자도 "기반시설 조기 완공 독려와 입주 지원을 위해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입주지원 점검반을 운영하고 체크 리스트도 마련해 점검 중"이라며 "내년 3월 5개 학교(초2, 중2, 고1) 개교 전까지 인근 학교로 통학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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