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설전은 대선을 앞둔 캠프 내의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박 전 위원장의 '교통정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3일 친박(박근혜)계 중진인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이 "경제민주화라는 추상적 목표에 대해선 이 원내대표나 김 전 위원이나 동의하고 있다"면서 수습에 나섰으나, 곧바로 다음날 이 원내대표가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내용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거듭 대립각을 세웠다.
박근혜 캠프 관계자들은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창시자'인 김 전 위원을 비대위원에 이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다시 영입한 것만 봐도 박 전 위원장의 의중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김 전 위원의 이번 발언은 비대위 활동 시절에 일종의 '학습효과'로 얻어진 선제공격성 엄포에 가깝다"며 "박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관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월 김 전 위원은 당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 공약을 넣는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과 마찰을 빚으며, 세 차례나 비대위 참석 '보이콧'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뚜렷하게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후보의 뜻에 따라서 모든 게 굴러갈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게 해소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경선이 끝나면 대선체제로 가는데, 후보를 정점으로 '캠프'가 우위에 설 것"이라고 말해 김 전 위원에게 힘을 실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3일 기자와 만나 "어차피 김 전 위원에 대한 친박계 내부의 일부 비토 분위기를 알면서도 공동 선대위원장에 내세운 만큼 답은 나온 것 아니냐"면서 "박 전 위원장 본인 입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없지만 대신 공동 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이 갈등을 잘 조율해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대선 출마선언문을 통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이 2009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언급한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기초로 경제민주화 부분이 출마선언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이날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민주화 관련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경제민주화가 적정한 소득의 분배, 경제력 남용 방지, 재벌과 대기업의 지배구조 민주화라고 할 때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9.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경제민주화가 12월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86.9%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이 후보 결정 고려사항으로 중요하다'고 답했고, 경제민주화 문제를 해결할 정당으로는 새누리당을 꼽은 응답자가 28.5%로 민주통합당(22.2%)보다 다소 많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