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약 2% 정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뚜겅을 열어보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포드자동차,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42개 굵직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는 연초 보다 상승해 있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기업들의 예고보다도 더 후하다.
페이스북은 상장된 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하지만 불투명하고, 이미 외환 파생상품 트레이딩으로 최소 20억달러 이상을 손해본 JP모건은 적어도 50억달러의 적자를 발표할 전망이다.
이같은 기조 속에서 올 연말 S&P지수가 지금보다 약 14%나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또 제기됐다. 모간스탠리의 수석 주식전략가인 애덤 파커는 “S&P500지수가 올 연말에 현재 수준보다 14%나 폭락한 1167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 속에서도 다우지수는 6월에만 3.9%가 오르며 올해 4.5%가 상승했다. 지난 금요일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앞서 0.96%가 하락했지만, 이는 저조한 6월 실업률 통계가 발표된 이유가 컸다.
WSJ는 이처럼 월가나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실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 이유를 지난 몇년 동안 기업들이 보여준 믿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지난 몇년간 미국 기업들은 국내외 갖은 악재 속에서도 비용절감 등을 통해 이익을 내왔고 이같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현재 지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가 극심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고 중국 등 해외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거대 미국 기업들의 해외 장사 수지가 지난해에 비해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WSJ의 주장이다. 따라서 올 2분기 실적은 최근 수년간 그 어느 때보다도 최악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성장 둔화 등에 따른 세계적인 수요 둔화는 현재 미국 기업들이 헤쳐나가기에 버거운 외부 조건이라는 게 WSJ의 지적이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들의 주당 순익 기대치는 25.21달러로 분기 초반 25.89달러에 비해 낮아졌다. 그럼에도 실적 악화 전망에 비하면 여전히 기대치가 높은 수준이다.
톰슨 로이터스의 실적 애널리스트 그레고리 해리슨에 따르면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나빠져왔으며, 유럽과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가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이 밖에도 달러 강세, 고유가 등의 외적인 요인도 잇따르고 있다.
연말까지 증시가 강한 상승장을 펼칠 것이라는 대조적인 주장도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수석 주식 전략가 토마스 리는 “유로존 위기 등 대부분의 악재들이 이미 다 나온 소재들”이라며 “연말에 증시가 강한 랠리를 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의 실적 경고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크다. 브라운 브라더스사의 기업 실적 전문가 몰린 쌔커는 “기업들은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말하는 데도, 평균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1일 이후 S&P500 기업들의 실적을 2.8% 줄이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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