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기시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미국 골프위크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최나연은 종종 골프규칙과 관련된 얘깃거리를 제공한다.
4주전 열린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는 4라운드까지 잘 치르고도(공동 25위) 스코어 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아 실격당했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 우승 직후 “당시 실격당해 팬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2012US여자오픈 최종일 10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할 때에도 자잘한 화제를 낳았다.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졌는데, 왜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서 치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있을 법하다.
외신과 최나연의 설명을 종합해본다. 드라이버샷 템포가 빨라지며 훅성 구질이 나왔다. 페어웨이 왼편은 래터럴 워터해저드(빨강 말뚝)가 있다.
최나연 일행은 볼 낙하지점에 갔으나 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 자원봉사자가 볼이 물에 빠지는 것을 봤다고 한 모양이다. 그래서 경기위원은 일단 볼이 워터 해저드에 빠진 것으로 간주했다.
그 다음은 볼이 ‘해저드 경계선을 최후로 넘어간 것이 어디냐?’는 문제가 남았다. 그래야 드롭지점을 정할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 래터럴 워터 해저드가 아닌가.
이 때에는 마셜, 동료 선수, 포어 캐디, 방송 중계요원, 자원봉사자 등 가운데 볼 낙하지점을 적확히 본 사람이 있으면 경기위원은 그들의 말을 준용해 판정을 내린다(재정 34-3/9).
최나연은 나중에 인터뷰에서 “볼이 떨어진 지점이 헤저드 안쪽인지, 바깥쪽인지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반대편 러프에서 있었던 자원봉사자가 봤을 때 안쪽이었다고 얘기를 했지만, 증명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서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안된다. 이 말만 가지고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은 이렇다. 경기위원은 친 볼이 해저드 초입(티잉그라운드 쪽)을 지나 들어갔기 때문에 드롭도 그 지점 부근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경우 저만큼 나간 페어웨이쪽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에게 불리하다. 최나연은 경기위원 지시대로 초입에 드롭하려다 보니 라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서 치는 옵션(규칙 26-1/a)을 택했다. 당연히 거리와 스트로크의 벌이 동시에 따랐고 결국 그는 트리플 보기를 했다.
유사한 사례가 있다. 몇 년 전 한국오픈에 출전한 어니 엘스가 우정힐스CC 8번홀(파5)에서 이런 경우를 당했다. 그 홀 역시 왼편에 대형 래터럴 워터해저드가 있다. 경기위원은 볼이 다이렉트로 연못에 들어갔다고 주장했고, 선수는 오른쪽으로 날아가다가 페어웨이 근처에서 휘어 해저드로 들어갔다고 어필했다. 결국 선수의 어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엘스는 해저드 후방(티잉 그라운드쪽)에 드롭하고 다음샷을 했다.
또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때 배상문이 남코스 6번홀(파5)에서 이런 경우를 당했다. 당시 동반 플레이어(마커)는 양용은이었다. 배상문은 볼이 페어웨이쪽으로 가다가 휘어서 연못에 들어갔다고 주장했고, 양용은은 곧바로 들어갔다고 주장하여 서로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
분명한 증거나 증인이 없으면 이처럼 논란이 벌어진다. 대부분은 경기위원의 판정대로 진행된다. 선수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나연도 그런 사례다. 최나연이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이날 경기위원의 판정은 논란의 중심이 될 수도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