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시장 ‘똑똑’ 입지·가격 만족 집들이

  • 낙찰가율 저조 경매 적기<br/>감정가 절반값에 낙찰도<br/>권리분석·현장 확인 필수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양천구 신월동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41)씨.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꼬박꼬박 전셋값을 올려주느니 올해에는 꼭 내 집 장만을 할 계획이다. 다만 금액이 문제다. 얼마만큼 최소한 대출을 받아 저렴한 집을 마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부동산 업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꼭 나오는 얘기가 있다. ‘살 사람은 산다’는 것이다. 아무리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도 실수요자들은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택 구입시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되는 것이 가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분양가가 싼 신규 아파트가 청약에서 선전하듯 불황기에 가격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며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를 구입해야 향후 가격 하락 리스크를 줄이고 가계 대출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경매 통하면 싼값에 내집 마련 가능"

그렇다면 가격이 싼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상품으로는 경매 물건만한 것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설춘환 알앤아이컨설팅 대표는 “급매물을 살 수도 있고, 수도권 외곽의 저렴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도 있지만 금액 면에서 경매가 단연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저조한 요즘이 오히려 경매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올해 들어 30%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80.12% 이후 1월 72.26%로 떨어진 이후 6월 75.45%까지 줄곧 70%선을 맴돌고 있다. 유찰이 많아지면서 낙찰가액도 자연스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7~8월 경매가 예정된 서울·수도권 소재 아파트 중에는 감정가보다 절반 가량 싼 매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내달 7일 경매에 부쳐지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 현대아파트(전용 84㎡)의 경우 1억7408만원에 최저 입찰가가 책정됐다. 3회 유찰돼 감정가(3억4000만원)의 51%까지 떨어진 때문이다. 현재 이 아파트 시세는 2억8000만원 선이다.

같은달 14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동일하이빌(전용 115㎡) 경매가 진행된다. 최저가는 감정가(7억3000만원)의 51%인 3억7376만원이다.

신정동 H공인 관계자는 “동일하이빌 전용 115㎡의 경우 현재 최저 6억원대 초반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해당 물건에 우선변제권이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없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유의할 점도 많아

하지만 입찰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도 많다.

우선 경매 물건에 대한 꼼꼼한 권리분석이 필요하다. 이 때는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권리분석 중 애매한 부분은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권리관계를 명백하게 파악한 뒤 경매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장 확인도 필수다. 서류와 실제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다.

자금 조달 계획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일반 매매와 달리 명도(집 비우기)비용·세입자 합의금·체납된 관리비 등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어서다.

구체적인 자금 계획 없이 응찰했다가 돈을 마련하지 못해 경매를 포기할 경우 입찰보증금(입찰가의 10%)을 돌려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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