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MP3플레이어 세계최초 개발했지만 3조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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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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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 실패사례 분석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국내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했지만 국내 기업들끼리의 분쟁과 미국 특허전문회사 인수로 사실상 3조원을 날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이하 지재위)가 밝힌 지식재산분쟁에 따른 우수기술의 사업화 실패사례 분석 연구에 따르면 MP3플레이어는 1997년 국내 벤처기업인 디지털캐스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제품 출시 후 국내 기업의 유사제품 출시와 특허무효 소송을 거치며 국내 특허는 결국 소멸됐다.

1997년 국내 벤처기업인 디지털캐스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플레이어.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등록된 해외 특허의 경우 미국 특허전문회사(NPE)에 인수돼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특허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재위 관계자는 “2005∼2010년 MP3 기술 적용기기의 세계 주요국 판매량이 최소 13억대 이상이었으며 대당 기술료율 2달러로 계산하면 같은 기간 약 27억달러(한화 약 3조1500억원)의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60∼70%에 이르는 국내 특허의 높은 무효율과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국내 경쟁업체들이 특허 침해에 대한 부담이 낮아 시장진입을 할 수 있었던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에 참여한 박성필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교수는 “우리 기업들의 특허권 행사가 높은 특허 무효율과 건당 평균 5000만원정도의 낮은 손해배상 수준이라는 두가지 큰 장벽 앞에서 좌절하는 것을 사례분석과 변호사, 변리사, 기업인 등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특허무효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우수 심사인력 확충과 선행기술조사 서비스의 양적·질적 강화뿐만 아니라 특허 요건의 하나인 해당기술의 ‘진보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기준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기석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은 “기업의 핵심무형자산인 특허권이 실효성있게 보호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지식재산보호체계 정비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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