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선과 선거판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만큼 빅3 주자들의 약점도 과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갤럽이 2002년 7월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37.4%의 지지율로 노무현 민주당 후보(24.2%)를 멀찌감치 앞섰다.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아들 비리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이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이회창 대세론'이 정가를 강타한 것이다.
10년이 흐른 지난 16일 발표한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6%의 지지율로 여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박 전 위원장은 '이회창 콤플렉스'를 겪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유력 주자이지만 측근 그룹 등 인의장벽에 갇혀 오만·불통의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6대 대선 당시 이 후보도 대세론에 빠져 '정몽준 영입' 등의 캠프 아이디어를 무시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박근혜의 리더십은 과거의 박정희 리더십을 떠오르게 한다"며 "말을 하지 않고, 주변에 의견을 구하지 않고, 자기가 생각하는 원칙을 밀고 나가고, 나중에 한두 마디로 통보하는 방식의 소통부재 리더십이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근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지난 16일 갤럽 조사에서는 23%로 2위를, 리얼미터 조사에선 15.7%로 3위를 달리는 등 대선 출마 전부터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안 원장의 아킬레스건은 '문국현 콤플렉스'다. 조직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후보 단일화라는 결단력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를 거부,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대화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안철수 변수는 맞는데, 이 변수가 얼마나 확장성이 있고 파괴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후 조직화와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얼마나 정치력을 보일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제1야당의 유일한 대권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당내 여타 주자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지만, 문 고문만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 등에서는 안 원장을 2∼3%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문 고문은 '김종필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포용적 성장론, 경제민주화를 내건다고 해도 '친노무현'이라는 색깔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종필 전 총리도 박정희 정권 당시 초대 중앙정보부장,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만년 '2인자'에 머물렀다.
한 야권 관계자는 "쉽게 말해 보좌관을 하면서 의원 하기 힘들고, 이전 정부의 2인자에서 차기 정부의 대통령 하기 힘든 게 한국 정치"라고 말했다. 국민들 눈에는 대선주자 문재인이 보이는 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문재인만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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