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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혈맥 자본시장 살리자> 자본시장 ‘파이’를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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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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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박정수 기자= 위기 의식이 커진 증권업계에서 자본시장 파이를 늘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일한 업무로 경쟁 관계로 내몰렸고 수익 보전에만 급급한 사이 신사업 진출은 요원한게 현실이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업의 증권공모를 통한 직접금융 조달실적은 66조1188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73조6136억원보다 10.2% 감소했다. 자본시장은 기업과 정부 사업 장기자금이 조달되는 시장으로 증권시장은 증권을 통해 자금 수급이 이뤄진다. 하지만 유럽 대외 위기 국내 경기 침체로 시장 기본 기능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

주식발행은 올해 상반기 기준 2000년 이후 최저치로 914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로 비교하면 86.3% 급감한 수치다. 이중 기업공개는 2479억원, 유상증자는 6664억원으로 모두 같은 기간 80% 이상 줄어들었다. 회사채 시장 역시 우려가 깊다. 일반회사채, 금융, 은행채 발행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는 65조2045억원으로 2.6% 줄어들었다.

자본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의 기본 업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가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권서비스는 고객으로 주식 주문을 맏아 약정수수료를 받고 거래를 체결하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증권담보대출이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자금대여(랜딩), 공매도 관련 유가증권 대여 등을 꼽을 수 있다. 압도적인 수익 비중은 위탁매매에서 나오고 있지만 거래대금이 급감하자 증권사 수익에 타격을 줬다.

해외에서도 국내 증권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과거 증권업 수수료율 자율화로 수익이 악화됐다. 국내 증권사와 같이 수수료 경쟁이 벌어진 탓이다. 때문에 현재 증권사들이 힘을 쏟는 자산관리, 자기거래, 증권서비스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경우 증권사는 업계 내부 뿐만 아니라 은행 등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고 있다. 퇴직연금은 규모면에서 증권사보다 앞도적으로 높은 은행, 보험에 자리를 뺏겼다. 여기에 증권사들의 주요 판매 상품인 랩, 펀드 등도 은행권에서 판매 비중이 더 높다.

고정된 업무에서 새롭게 증권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부문은 기존 고객 서비스에서 특화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세무컨설팅, 법률 상담과 같은 투자자문 서비스의 유료화다. 하지만 이 또한 제약이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영컨설팅, 세무 등 법률 상담의 유료화는 사실상 시행이 어렵다”며 “세무만 하더라도 세무사가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댓가를 바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하고 있는 랩 어카운트 양도소득세 대행 업무도 용역을 받아서 하는 일”이라고 귀띔햇다.

증권사들이 새롭게 개척할 부서별 사업은 이미 기존 사업과 충돌되는 부분도 있다. 일례로 중소기업 전문 CB(Credit bureau)를 들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금융서비스를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소기업 정보를 집중시키고 데이터 관련 인프라를 담당할 중소기업 전문 CB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중소기업 전문 CB는 충분히 증권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신용정보 이용 문제로 증권사가 할 수 있는 방안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신용정보의 경우 신용평가사가 업무를 담당하는 식으로 업권간의 영역을 넘기 힘들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국내 시장 경쟁 한계를 느끼고 해외 시장 개척으로 눈을 돌렸지만 투자 대비 성과는 아직 요원하다. 금감원이 지난 3월말 기준 19개 증권사의 93개 해외점포 실적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단기순손실은 약 1072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가 지금 업무상 새롭게 확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고객을 다른 식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대형사와 동일한 시장을 경쟁하고 있는데 중소형 고객 대상, 중견 고객 대상 시장 등 세분화가 필요한데 증권업계는 진전을 못하고 있다”며 “국내 중소형사 입장에서 대형사와 고객을 어떻게 둘 것인가 차별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종금업도 증권사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신사업이다. 종금업 라이센스를 통해 예금자 보호 수신상품 설계가 가능하고 여신업무도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종금업 라이센스가 만료된 동양증권의 경우 성장을 이끈 종금형 CMA 판매 불가와 기업 여신 서비스 불가능에 대한 타격이 켰다. 우리투자증권은 동양증권에 대해 기업 여신 서비스 종료로 세전이익이 과거 최고수준대비 연 500억~600억원 감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은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최근 금호종금 매각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학계에서는 은행과 다른 차별화된 직접금융 방안으로, 기업과 밀착한 업무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투자가 필요한데 큰 틀에서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형IB’도 같은 맥락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IB금융은 기업 파이낸싱을 돕거나 개인 자산관리로 나눌 수 있는데 증권사는 파이낸싱 부분에 소홀했다”며 “시장에 나가 회사채 또는 주식 발행, 적극적 인수 합병으로 보다 자금조달운용에 더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위험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마인드와 과감한 자본금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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