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중국대사관 측이 거리에 부적절한 국기가 걸려있으니 철거해라” “조직위가 내걸은 만국기에 대만 국기를 거둬달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20일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는 206개 올림픽참가국의 대형 국기와 함께 런던의 대표적 쇼핑명소인 리젠트 거리에 달렸었다. 그러나 나흘만인 24일 대만 청천백일기는 사전 설명 없이 사라졌고 하루가 지나 같은 장소에 대만 올림픽기가 대신 걸렸다.
대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라 1980년대 초반부터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공식 국기 대신 ‘중화 타이베이’ 올림픽기를 사용해왔다.
외교부는 “국기 게양과 관련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규정은 경기장 내에서만 적용된다”면서 “일반 거리에서도 국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식 설명을 요구했다.
대만에선 자국 국기가 중국의 입김으로 내려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은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직접 나서 중국 당국에 엄중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만 주요 포털 등에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만의 한 여성 모델은 2개의 소형 대만 국기로 ‘중요 부분’만을 가린 사진을 ‘대만을 사랑한다’라는 글귀와 함께 인터넷에 올려 시선을 끌었다.
이후 대만 올림픽 관람객들은 리젠트 거리에서 대형 청천백일기를 들고 항의의 뜻을 밝히는 사진들을 대만 야후 등 주요 포털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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