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씨 석방대책위 "中 고문‥국제법상 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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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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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환씨 고문' 또 저자세 외교 '비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가 중국 구금기간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증언과 함께, 과거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가혹 행위를 당했던 대북(對北)인권운동가들의 증언이 있따르면서 정부의 외교적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문제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고, 초기 대응에도 미숙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씨에 대한 가혹행위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최고위층을 상대로 전기고문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정부는 또 중국 측의 성의없는 태도가 계속될 것에 대비해 국제법상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장관급 이상 중국 최고위층에 김씨에 대한 가혹행위 문제에 대해 우선순위를 가지고 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고문 등에 대한) 김씨의 진술 외에 국내 여론 동향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김씨에 대해 전기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반중 감정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점을 알려 중국 측을 압박하겠다는 것.

김영환 석방 대책위 관계자는 29일 성명서를 통해 "(김영환 씨의)고문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유엔 기구에서 이 사안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며 "대책위는 중국 정부의 성의있는 조치와 사과가 없을 경우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에게 이 문제를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중국이 김씨를 고문한 것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는 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중국내 소송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 문제로 인해 한중간 외교마찰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곤경에 처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그러나 중국이 지금처럼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경우에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월 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 ‘고문에 관한 특별보고관’에 제출한 청원서에 (고문) 관련 내용을 추가할 것”이라며 “국제인권단체와 연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도 일침을 가했다.

대책위 최홍재 대변인은 "김씨에 대한 가혹행위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건 1차 영사면담이 있었던 4월 26일 이전"이라며 "당시 외교 당국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안이하게 대처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를 통해 확인한 결과 (중국에서)전기 고문을 당했다는 것을 사실로 확인했다"며 "더 충격적인 것은 외교부와 정부 당국이 사전에 이를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부담스러워 조용히 처리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교부가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중국 측의 사과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런 태도는 북한이 천안함 문제를 시인하지 않으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일본군에 의한 정신대 문제도 일본군 당사자가 시인하지 않으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고 똑같다"고 했다.

사태가 외교부의 소극적 대응태세에 비판의 여론이 몰리자 외교부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김씨 문제에 대해 계속 답변을 피하거나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주중 한국대사의 소환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달 11일 김씨에 대한 2차 영사면담 때 전기고문과 구타에 대한 진술을 듣고 중국 측에 수차례 사실확인을 요청했으나 “가혹행위가 없었다”는 답변만 들었다. 또 김씨 귀국한 이후인 지난 23일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 대리를 불러 재조사를 요구했으나 아직 중국 측의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 역시 계속되는 문제 제기에도 중국이 성의 있는 답변을 해오지 않으면 김씨 문제를 국제무대로 끌고 가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고문방지 협약에 대한 중국의 이행의무를 부각시키고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김씨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씨 자신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묻되 여기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외교적 보호권 차원에서 정부가 김씨를 대신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책임자의 처벌과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거나 국제무대에서 공론화시키려면 당사자의 진술 뿐아니라 고문 등에 관한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김씨는 귀국 직후 건강검진을 받을 때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다양한 외교적 대응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현실적인 관계 때문에 대응 수위를 높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북한 핵 문제와 탈북자,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러 현안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그러나 “김씨 문제가 한중 관계에 계속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우리보다는 중국 측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걸고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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