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의 공포가 되살아날까 기업들의 우려는 커지고, 애그플레이션에 따라 식품물가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열대야에 런던올림픽 시즌까지 겹치면서 잠을 설친 근로자들의 생산성 역시 불안하다. 이번 여름철 내내 맹렬한 폭염이 이어진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30일 오후 발전용량 100만kW급인 영광원전 6호기가 고장으로 자동 발전 정지됐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이와 관련, 현재 예비전력이 567만kW(8%)로 정상 단계이며, 전력수급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6호기 공급능력이 100만kw급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다음달 3~4주에는 예비전력이 ‘경계수준’인 140만kW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7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보고한 ‘에너지수급동향’에 따르면 8월의 공급능력은 7800만kW로 당초 대비 54만7000kW 축소됐다. 특히 하계전력수급대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8월 3·4주 최대수요 발생일의 예비력은 140만kW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폭염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 역시 꿈틀댈 조짐이 보인다. 이날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가뭄쇼크를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던 채소류는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배추는 고온에 따른 잎무름 현상 발생 등으로 시장 내 반입량이 줄었다. 서울 지역 평균가격은 한 포기당 2790원으로 전주 대비 39.5%나 올랐다.
상추도 고온현상으로 품질이 떨어진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수요 증가로 100g당 1200원에 거래, 전주 대비 39.5%의 오름세를 보였다.
수박도 무더운 날씨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7kg 한 통당 9900원으로 전주보다 26.9% 비싸졌다.
특히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폭염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우려로 올해 말 이후 국내 밀가루 값은 올 2분기보다 27.5% 급등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 상태다.
양계농가는 매년 폭염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무더위로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데다 냉방기를 충분히 가동하지 않으면 ‘집단 폐사’ 할 위험까지 있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28일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 양계농장에서는 평균 100마리의 닭이 폐사하기도 했다.
농장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폭염에 지친 닭들이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해 계란의 생산량과 품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폭염은 더위에 지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폭염 때마다 건설현장처럼 야외작업이 많은 곳에서는 탈수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오전 7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근로자들은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를 입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한낮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동시에 런던올림픽 방송이 밤과 새벽 시간에 몰렸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등은 생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만큼 수면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카페인과 술 및 소화에 부담을 주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라고 권고한다.
한편, 이날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폭염이 계속 이어지고 특히 주 중반에는 서울 낮 기온이 최고 34도까지 치솟는 등 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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