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준비 부족을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지 상권에 대한 세밀한 분석 없이 무조건 출점부터 하고 보자는 경영진의 안일함이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관광지 상권에서 한국식 매장을 구성하는가 하면,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국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해왔다. 즉, 소매기업 세계 1~2위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과거 한국에서 했던 실수를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그대로 답습한던 셈이다.
지난 1998년 네덜란드계 할인점 한국마크로를 인수한 월마트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며 진출 7년 만인 2006년 한국 사업을 접었다. 까르푸 역시 같은 해 이랜드에 점포를 매각하며 한국에서 철수했다.
당시 이들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했던 창고형 할인점 방식을 고수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그 사이 국내 기업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략을 통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해 가며 주도권을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국내 시스템을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려고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중국 파트너와의 갈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올해 초 CJ오쇼핑이 중국법인 지분 일부를 매각한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중국 출점 1호점인 베이징점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파트너인 인타이사와 개점 초기부터 백화점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에는 법인 대표가 중국인으로 바뀌기도 했다.
CJ오쇼핑 역시 파트너사의 압박으로 인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지분을 미리 처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소 2000억원을 받고 팔 수 있는 지분을 520억원 넘겼다는 이유에서다. 동방CJ는 이 회사 해외 매출 가운데 88%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유일한 흑자 해외법인이다.
풀무원은 현재 중국 파트너사와 4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진출에 있어서 파트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중국 콩카에 지분을 넘기며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 같은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해외법인데 대해 투명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법을 해석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의 자의적인 요소가 많다"며 "중국 현지 파트너 기업의 사정과 성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만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진출 성적이 신통치 않자 대기업들도 중국 진출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작년 말부터 적자 점포를 매각하며 중국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세계적인 경제 불황 감안해 올해 하반기 출점 예정이었던 웨이하이점을 내년으로 오픈을 미뤘다. 이외에 중국 진출을 검토했던 일부 유통 대기업들도 사업 재검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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