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십자회, 재난구호해주고 욕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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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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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해 불거진 스캔들로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사회적인 신임을 상당부분 잃어버린 중국 최대의 자선단체인 홍십자(紅十字)회가 다시한번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1일 베이징(北京)에 61년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베이징 팡산(房山)구에서 물난리를 맞은 한 가족은 가족중 일원이 홍수에 사망한채로 버려져 있다면서 구호를 요청했다. 당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홍십자회의 구조대는 사망자를 구조해 시신운구차에 실어서 장례식장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홍십자회는 재난민 가족에게 운반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620위안(한화 약 11만원)을 청구했고 이 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돈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민들은 홍십자회를 거세게 비난하기 시작했다. 폭리를 취했다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봉사활동을 기치로 하는 최대의 자선단체가 빈민촌에서 구호활동을 하면서 상당히 높은 가격을 청구해 버린 셈이다.

각종 매체와 인터넷상에서 이 사건은 인민들의 감정을 자극했고 비난의 여론은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자 중국 홍십자회 상무부회장인 자오바이거(趙白鴿)가 기자간담회에 나서서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620위안의 운송비는 베이징물가국과 위생국의 허가를 받은 가격일 뿐"이라는 그의 발언은 TV를 타고 전국에 전파됐고 이를 들은 중국인민들은 "시체 운송해서 떼돈벌고 재난성금 받아서 돈을 번다" "뻔뻔해도 정도껏 뻔뻔해야 한다" "참 대단한 자선단체다" "다시는 홍십자회에 성금을 내지 않겠다"라는 성난 반응을 인터넷에 대거 올렸다.

자오바이거 부회장은 또한 사과 대신에 "620위안이 책정된 가격이지만 긴급한 구조활동상황에서 우리는 반드시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기자가 "베이징 폭우 이후에 베이징 홍십자회는 인민들에게 기부를 호소하고 있지만 도리어 인민들의 조롱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자오 부회장은 "인민들의 정서는 모두 우리가 일을 해나가는 원동력이며, 중요한 추진력"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한편 지난해 홍십자회는 고위간부의 스캔들로 인해 인민들의 불신을 샀고 이후 개인기부금이 전무하다시피 한 지경으로 추락했었다. 당시 홍십자회 관련기구의 한 임원의 내연녀가 자신의 웨이보(微博)에 선물로 받은 별장과, 고급 스포츠카, 명품 핸드백 사진 등 호화생활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렸고 이를 본 중국인민들은 홍십자회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며 거센 비난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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