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감독이란 직책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양궁에 새로 도입된 시스템이었다. 종전에는 남녀부의 감독이 따로 있어 공동으로 선수단을 대표하는 체제였다.
장 총감독은 남자부 오선택 감독, 박성수 코치, 여자부 백웅기 감독, 박채순 코치를 아울러 큰 틀의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선수들의 훈련 내용을 일일이 분석하고 객관적 시각으로 비판하며 조화로운 처방을 제시하는 해결사 역할이었다.
장 총감독이 최고의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지도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남자 코치), 2000년 시드니(여자 감독), 2004년 아테네(남자 코치), 2008년 베이징(남자 감독), 올해 런던 대회(총감독) 등 5차례나 올림픽을 이끌었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여자 감독으로서 윤미진, 김남순, 김수녕의 개인전 금·은·동메달 싹쓸이와 단체전 우승 쾌거를 이뤘다. 남자 감독으로 출전한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박경모의 개인전 준우승과 임동현, 박경모, 이창환의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다.
장 총감독은 “시드니에서 여자 감독으로서 시상대에 태극기 세 개를 올렸다”며 “이번에는 총감독으로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따보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런던올림픽을 위해 기획한 훈련을 모두 소화했지만 딱 한 가지가 빠졌다”며 “봉사활동으로 매사에 감사하는 ‘긍정의 힘’을 얻으려 했지만 빠듯한 훈련일정 때문에 실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총감독은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임동현, 김법민이 세계기록을 능가하고도 본선에서 그 기량이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그 좋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훈련법을 개발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장 총감독의 양궁철학은 ‘무결점 훈련’이다. 그는 “물은 99도가 아니라 100도에서 끓지 않느냐. 마지막 1도를 끝까지 찾아내는 무결점 훈련이 계속돼야 한국은 최강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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