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 ‘카드 소액결제 거부’ 방안을 더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5일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에 1천원 미만 카드 결제는 2천122여만건이다. 지난해 12월 1천900여만건보다 220여만건 늘었다.
1천원 미만 카드 결제건이 2천만건을 넘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
1천~5천원 미만 결제는 지난 3월에 1천1365만건으로 1억건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에는 9천914만건이었다.
소액 결제의 기준인 1만원 이하는 지난 3월에 4억9천932만건으로 전체 결제액의 33.96%를 차지했다.
1만원 이하 카드 결제가 대중화하기 시작한 2008년에 소액 결제 건수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셈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도 소액 결제 증가를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 소액 상품 구매 등에 다양한 포인트 혜택을 주면서 신규 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제는 라면 한 봉지를 사고도 카드로 결제할 정도로 카드 생활화가 정착됐다”면서 “앞으로도 소액 결제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동네슈퍼나 음식점, 카드사로서는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소액 결제가 아무리 급증해도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에 불과해 카드사나 가맹점주의 영업 수익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는 몇천 원짜리 물건을 팔고 2%가량이 카드 수수료로 빠져나가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주장을 한다. 카드사 또한 소액 결제를 하면 건수만 늘 뿐 총 결제 금액은 매우 적어 유지비만 많이 든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부는 만원 이하 상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정부는 신용카드 결제가 가맹점에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들어 1만원 이하에 대한 카드 소액결제 거부를 허용하는 게 바람직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소액 카드 결제가 급증하는데다 소비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최근 정부는 소액 카드결제 거부를 더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1만원 이하의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게 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있었으나 국민 반발이 너무 심하고 현실성도 떨어져 최근 폐기처분된 상태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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