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건 브래들리. [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
짐 퓨릭. [사진제공=민수용 포토]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보름 전 열린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남코스(파70)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른다’는 속설이 입증됐다.
주인공은 키건 브래들리와 짐 퓨릭(이상 미국)이다. 퓨릭은 이 대회 시작후 71번째 홀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합계 12언더파 268타(63· 66· 70· 69)로 공동 2위에 그쳤다. 브래들리는 마지막 홀에서 기막힌 파세이브로 극적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의 스코어는 합계 13언더파 267타(67· 69· 67· 64)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140만달러, 공동 2위 상금은 66만5000달러다. 굳이 돈으로 따지자면 퓨릭은 마지막 한 홀에서 실수한 탓에 73만5000달러(약 8억2650만원)를 날려버린 셈이다. 그는 또 2010년 9월26일 투어챔피언십 우승 이후 근 2년만에 찾아온 메이저급 대회 우승기회도 앗겼다.
4라운드 시작 때까지 퓨릭은 2위 루이 오이스투이젠(남아공)에게 1타, 브래들리에게는 4타 앞섰다. 최종일 전반까지도 퓨릭과 2위 선수의 간격은 3타였다.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퓨릭과 브래들리가 18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설 때까지만 해도 퓨릭이 브래들리에게 1타 앞섰다. 퓨릭이 마지막 홀에서 파나 보기를 하더라도 연장돌입이었다.
그러나 퓨릭의 두 번째 샷이 벙커옆 깊은 러프에 빠지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쟉했다. 브래들리의 두 번째 샷도 그 벙커에 빠져 ‘고약한(buried) 라이’가 돼버렸다. 객관적으로는 퓨릭이 유리한 듯했다. 퓨릭의 세 번째 칩샷이 짧아 다시 그린칼라의 깊은 러프에 머무르고 만 것이 화근이었다. 그 반면 브래들리는 어려운 벙커샷을 그린에 올려 4.5m 파퍼트를 남겼다.
그 때까지도 승부는 예측불허였다. 퓨릭은 네 번째 샷을 홀옆 1.5m에 떨궜다. 브래들리의 중거리 퍼트가 안들어가고 퓨릭이 보기퍼트를 성공하면 퓨릭의 승리로 끝난다. 그런데 브래들리는 그 퍼트를 홀에 정확히 떨어뜨렸다. 결정적 순간 기막힌 파세이브였다.
그 반면 퓨릭의 보기 퍼트는 홀을 1.5m나 지났고, 퓨릭은 간신히 더블 보기로 막았다. 퓨릭은 71개홀을 이기고 마지막 한 홀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대어’를 놓쳤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더블 보기를 한 것은 4라운드 마지막 홀이 유일했다. 퓨릭은 “누구를 탓하랴. 마지막 홀에서 보기 이상을 할 수 없는데도 그렇게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US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1년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린 브래들리는 ‘주먹 세리머니’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가뿐한 발걸음으로 다음주 열리는 USPGA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를 하게 됐다.
타이거 우즈(미국),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최경주(SK텔레콤)는 합계 4언더파 276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상금은 12만8750달러. 이 대회에서 통산상금 1억달러 돌파를 노렸던 우즈는 그 기회를 다음주 USPGA챔피언십으로 넘겼다. 우즈의 통산상금액은 9963만1414달러다. 1억달러에 37만달러가량 모자란다.
최경주는 올시즌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공동 5위)에 이어 두 번째로 ‘톱10’에 들었다. 시즌 상금액도 93만6807달러로 불렸다.
김경태(신한금융그룹)는 합계 1언더파 279타로 공동 24위, 양용은(KB금융그룹)은 2오버파 282타로 공동 36위,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9오버파 289타로 공동 63위, 배상문(캘러웨이)은 10오버파 290타로 공동 66위를 차지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합계 8언더파 272타의 공동 5위로 선전했다. 필 미켈슨(미국)은 4오버파 284타로 공동 43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와 2위 애덤 스콧(호주)은 그보다 1타 뒤져 나란히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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