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수출입은행장(오른쪽)이 지난 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현대자동차 부품단지 내에 위치한 (주)동희 현지법인을 방문해 이종환 법인장과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중소기업 A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발전플랜트 설비에 관한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기업 B사가 추진하는 해외 발전플랜트 사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계약까지 따냈다.
그러나 A사는 부품 제작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대출심사마저 거부당했다. 연구개발(R&D)에 치중하느라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된 탓이었다.
도산 위기에 처한 A사를 구한 것은 수출입은행이었다. 수은은 대기업 B사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A사에 대해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 발전설비 수출용 제작자금을 지원하고 보증료율까지 0.2%포인트 낮춰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수은이 해외 시장에 대기업과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신성장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글로벌 패스(PaSS)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처음 시행된 글로벌 PaSS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수은은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대기업과 해외에 함께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최대 0.5%포인트 낮은 금리로 시설·운영자금을 지원한다.
또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경영컨설팅 및 기술지도, 해외시장 개척 등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수은은 대기업이 추진하는 수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제작자금과 이행성 보증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상생금융 대상 기업으로 추천하면 수은은 기술력과 사업성 중심으로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 우대금리로 자금을 제공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술보증기금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보증서 발급 시 0.2%포인트의 보증료율 인하 혜택을 주고 있다.
수은의 글로벌 PaSS 프로그램은 기존에 은행이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정책금융을 지원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대기업의 협력까지 이끌어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수은과 상생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기업은 24개로 현대·기아자동차, 대우건설, GS건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을 활성화해 무역 2조 달러 시대의 주축이 될 중소기업들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대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어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은의 노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실제로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현지 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은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용환 행장은 “해외 생산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수은은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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