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외 금융회사들에 따르면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0%에 그치거나 나아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확산되고 있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감소한 446억 달러로 2009년 10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외불안이 가중되니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았다. 6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5% 감소하는 등 판매량이 줄었다.
이는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이 기침만 해도 우리는 폐렴걸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애 따르면 지난해 대외의존도는 1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3분기에는 전기 대비 0.1∼0.2%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며 “특히 유럽과 중국 경제가 악화되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회와 정부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순환출자금지, 감세철회, 출자총액 제한 등 쟁점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재계는 오는 28일 경제민주화 논란 및 내수활성화 등에 대한 입장을 협의하기 위해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치리스크가 야기하는 불확실성이 경제의 활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선거 시즌이라는 특성상 기업이 투자를 유보한다는 이유에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선거철에는 정책 방향이 어느 쪽으로도 결정되지 않아 투자 유보로 이어지면서 경제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우리나라 선거가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선거 당해에는 경기순환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그 다음 해에는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위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지연됐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국민의 눈높이와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중점 정책 사항에 대해 국민들 36.0%가 물가 안정을, 32.3%는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반면 경제민주화는 12.8%, 복지 확대는 6.7%에 불과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쟁적인 복지 공약보다 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유권자의 마음을 잡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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