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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A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볼이 벙커 모래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이 경우 2007년까지는 ‘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을 정도’까지만 모래를 헤칠 수 있었다. 그래서 볼이 보이면 누구의 볼인지를 따지지 않고 그냥 벙커샷을 해야 했다. 당연히 오구(誤球)를 쳐도 벌타가 없었다. 자신의 볼을 찾아 다시 치면 됐다.
그러나 개정되어 2008년 이후 적용되는 규칙에서는 ‘누구의 볼인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까지 모래를 헤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벙커에서 오구를 치는 것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오구를 치면 2벌타가 따른다. 또 헤친 모래는 나중에 원상복구해야 한다.
2008년 1월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1라운드 첫 홀에서 나온 일. 찰스 하웰 3세가 친 볼이 벙커 모래속에 묻혀버렸다. 겉으로는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상황.
바로 그 해부터 골프규칙이 개정된 것을 안 하웰 3세는 조심스럽게 모래를 헤쳤다. 마침내 그 볼이 자신의 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볼을 확인한만큼 이제는 볼을 원래 상태에 근접하게 해놓아야 한다. 물론 하웰 3세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볼을 모래속에 묻었는데 그의 말이 걸작이다. “내 생애에 그처럼 모래에 깊이 묻힌 볼을 꺼낸 적도, 그러고 다시 묻어야 한 적도 처음이었다. 볼을 다시 묻어야 할 때의 울적한 심정이란….”
어쨌든 하웰 3세의 처리는 정확했다. 확인하지 않고 벙커샷을 해 그것이 다른 볼임이 밝혀졌다면 ‘오구 플레이’로 2벌타를 받아야 하고, 그 사실을 모른채 다음 홀 티샷까지 했더라면 실격 감이었다.
최근 끝난 2012USPGA챔피언십에서 마이클 호이(북아일랜드)는 볼을 확인하기 위해 볼 주위에 있던 모래를 치웠다. 자신의 볼임을 확인한 그는 치기 전에 모래를 원상복구하지 않았다. 그는 2벌타를 받았고 그 벌타를 감안하지 않은 채 스코어 카드를 냈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誤記)’로 실격당하고 말았다. <골프규칙 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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