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가격만이 살아남는다"…주택시장 분양가 인하 바람 거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8-20 15: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유망지역 알짜물량이라도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받기 일쑤다. 사진은 알짜물량,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위례 송파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전경.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분양가’가 최근 분양 성공을 가름하는 핵심 키워드가 되면서 주택시장에 가격 인하 바람이 거세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최대 40%까지 내리는가 하면, 분양가가 슬며시 오름세를 타던 수익형 부동산상품도 다시 가격 낮추기에 돌입했다.

유망지역 알짜 단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세종시 등에서도 최근 분양가 낮추기 바람이 일고 있다.

이는 대내외 경기가 악화되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면서 수요자들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건설업체의 이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미분양을 최대한 줄여 금융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경영인 만큼 당분간 분양가 인하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몸값 낮추기, 알짜 단지가 솔선수범”

올 하반기 최대 블루칩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내 첫 민간아파트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 시행·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은 송파구 분양가 심의에서 확정받은 3.3㎡당 1848만원보다 무려 38만원을 낮춘 181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 같은 분양가는 송파구 평균 시세 2204만원대(국민은행 7월말 시세 기준)보다 꽤 저렴한 수준이다.

대우건설 분양관계자는 “현재 분양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분양가는 낮췄지만 시공 품질은 고급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경기도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이 중 ‘동탄역 우남퍼스트빌’,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은 분양가 상한액이 3.3㎡당 각각 1040만원, 1043만원으로 결정됐다. 당초 예상됐던 1050만~1100만원대 보다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3개 단지의 분양가는 이 보다 낮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분양공고 승인 때는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오는 9월 분양을 앞둔 대우건설의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도 목동에서 7년 만에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이지만 주변 주상복합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2200만원 초반에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다.

10월 판교신도시에서 선보일 알파돔시티 주상복합아파트도 3.3㎡당 평균 1900만원 선에서 분양될 전망이다. 인근 판교신도시 삼평동 85㎡ 초과 매매가가 3.3㎡당 2600만원(국민은행 7월말 시세 기준)선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수익형 상품도 가격 인하 경쟁

수익형 상품도 다시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 수익형 부동산은 최근 상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몸값도 같이 올라 수익률에 경고등이 켜졌었다. 업체들은 분위기가 나빠지자 서둘러 분양가를 낮추고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한화건설이 상암지구에서 분양한 ‘상암 한화오벨리스크’는 3.3㎡당 분양가가 1060만원이었다. 전용면적 19㎡의 경우 1억원 대 초반에 투자가 가능했다. 그 결과 평균 5.13대 1, 최고 52.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달 초 강남구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강남 2차 푸르지오 시티’는 1차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 강남 1차 푸르지오 시티는 3.3㎡당 1070만원 선에서 공급됐다.

대우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정자동 푸르지오시티도 분양가를 3.3㎡당 평균 1130만원으로 최근 주변에서 분양한 경쟁 오피스텔보다 낮췄다.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할인 분양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주 푸르지오는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20~30% 할인은 수두룩할 정도다. 한 두차례 분양가를 내렸지만, 주변 시세가 덩달아 하락하자 울며겨자먹기로 추가 할인에 나서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아무리 좋은 입지와 상품성을 갖췄더라도 높은 분양가는 수요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라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한 분양가 인하 경쟁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