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지난 10일 ‘2012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0년 74일간의 장기파업과 이후 8년간의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은 기업이 불과 몇 년만에 노사문화 우수 사례가 된 것이다. 롯데호텔 박동식 노조위원장(44. 사진)은 단호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주위 평가에 이제부터가 노사화합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96년 입사한 박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다. 2001년부터 노조의 대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롯데호텔 노동조합의 산 증인이다. 2000년의 장기파업과 기나긴 노사 갈등을 생생하게 현장에서 바라보았다. 당시 노사는 믿음과 신뢰가 무너졌고 소통은 철저히 외면받았다며 사소한 일에도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며 극심한 대결적 양상을 이어갔다고 박 위원장은 회상했다. 그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절실했습니다"고 말했다.
전쟁과도 같았던 파업은 결과적으로 노사관계 정립에 밑거름이 됐다. 박 위원장은 “12년이 걸렸습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그간 노와 사는 한걸음씩, 믿음과 신뢰를 쌓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이라는 보상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첫 과실은 맺었다. 이제 남은 과실들을 수확하기 위해 사측과 대립구도가 아닌 협력구도 속에서 발전할 수있는 유기적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박 위원장은 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임단협이 시작되었습니다. 조합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고충사항들을 적극 검토해 사측과 합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임단협의 최우선 과제는 감정노동자로 분류되는 호텔리어들의 스트레스 관리다. 박 위원장은 “호텔리어들은 감정노동자입니다. 최고 접점에서 고객을 대하는 직업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근무 스케쥴이 일정하지 않은 점과 업무평가의 공정성 등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노사 관계에 대해 ‘완성’이 아닌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노와 사가 공동발전을 위해 상생협력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게 지금부터 중요합니다. 롯데호텔이 사회적 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저희 노조도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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