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전날 故 이승만·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데 이어 22일 오전에는 상도동과 동교동 자택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08년 10월 1일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 옹 타계 당시 박 후보의 조문 이후 4년여 만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만남에서 박 후보를 ‘칠푼이’라고 지칭하는 등 그동안 부정적 평가를 해왔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다.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대화는 겉으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굳은 표정으로 박 후보를 맞이하는 등 두 사람 간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 보였다.
동석한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을 기원하는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나라가 한 번 더 도약을 하고 국민도 행복해지려면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그런 노력을 많이 기울여 나가려 한다”면서 “대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을 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앞으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공세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현재 전략홍보본부(본부장 오영식 의원) 산하에 ‘박근혜 검증 TF팀’을 구성하고 박 후보의 역사관, 도덕성, 개인사와 관련된 자료를 찾는 중이다.
이날 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발언을 겨냥, “박 후보는 5·16이나 유신에 대해 과거 얘기라며 더 이상 얘기를 안하겠다고 고집한다”면서 “이렇게 역사인식이 없는 후보를 빅토리아, 엘리자베스 여왕에 비유하는 새누리당이 집권할 때 이 사회가 어디로 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사진 한장을 두고 50% 비박(비박근혜)을 향한 손짓이라는 (언론보도의) 표현도 있었다”면서 “우주가 박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느냐. 제왕적 사고방식이 아니고서는 그런 표현이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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