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알고보니 성능차 미비…가격차는 9배 '싼게 장땡'

-"300원짜리 건전지, 백만돌이와 힘 차이 없어"

<표=한국소비자원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디지털도어록·리모컨 등에 사용하는 1차 알카라인 건전지(AA)의 가격대가 최대 9배인 반면, 성능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의뢰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유통되는 12개 AA사이즈 1차 건전지를 비교 조사한 결과 가격은 따로, 성능 차이는 미비했다.

이번 조사는 디지털도어록·리모컨(저율방전), 전동 장난감(중율방전)에 사용한 조건별 시험으로 제품의 용량을 측정했다.

조사 제품에는 △테스코 파워하이테크 △플러스메이트 △리빙엘 △듀라셀 디럭스△로케트 파워△벡셀 프리미엄 △에너자이저 맥스 △벡셀 에코 플래티넘 △파나소닉 에볼타 △듀라셀 울트라 △에너자이저 어드밴스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 등이 사용됐다.

조사대상 제품 중 가격이 가장 저렴한 제품인 테스코 파워하이테크(300원)가 로케트 파워(887.5원) 보다 성능이 우수했다. 특히 알카라인 건전지 중 에너자이저 어드밴스(1375원)와는 큰 용량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테스코 파워하이테크 제품은 용량이 저율방전 조건하에서 사용가능한 용량이 2203mAh이며 에너자이저 어드밴스는 2574mAh다.

따라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알카라인 건전지의 성능 차이는 지극히 미비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성능이 테스코 파워하이테크 제품은 성능이 가장 우수한 리튬건전지인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3205mAh, 2725원)과 1002mAh 차이로 가격 대비 300원짜리 건전지가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전동 장난감, 전자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중율방전과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플래시 등에 사용하는 고율 방전 방식은 제품 내 별도로 배터리가 탑재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 빈도가 낮아 성능 비교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를 보면, 중율방전의 경우 테스코 파워하이테크(300원) 제품이 성능 자체 조사대상 제품 중 10위권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종합평가 가격 대비 성능은 가장 뛰어났다.

자율방전은 일시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로 흔히 리모컨, 벽시계, 라디오 등에 사용되는 조건이다. 중율방전은 중간정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이며 일시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우는 고율 방전이다.

이 외에도 안전성 시험에서는 전 제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누액이나 변형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경록 소비자원 시험분석국 기계전기팀장은 “조사결과 성능의 차이는 미비하지만 가격 차이는 엄청났다”며 “도어록이나 리모컨 같은 경우는 1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싼 걸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건전지 비교정보를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내 ‘비교공감’을 통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