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셀트리온홀딩스가 공매도 세력에 전면전을 선언한 뒤 금융권뿐 아니라 총수 개인소유 회사에서까지 차입을 확대하며 셀트리온ㆍ셀트리온제약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헤지펀드가 코스닥 시총 1위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을 비롯한 상장 자회사에 대해 음해성 루머를 유포하며 대량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의심되자 셀트리온홀딩스 측은 검찰 및 금융당국에 최근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다시 사들여 갚는 매매기법인 공매도는 매도시점보다 매수시점 주가가 낮아야 차익이 생기는 만큼 허위 악재를 퍼뜨려 시세를 떨어뜨리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노릴 수 있다.
26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 지배회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코스닥에 속한 자회사 셀트리온제약이 2010년 8월 넵튠(특수목적회사)을 상대로 발행한 전환사채(CB) 262만주(전환권 행사시 지분 17.71%) 가운데 127만주(8.38%)를 되샀다. 인수일은 앞서 16일이다.
이번 인수로 셀트리온홀딩스 측이 보유한 셀트리온제약 지분은 전환예정주식을 합쳐 29% 남짓에서 36% 이상으로 늘었다. 전환기간이 이미 2011년 8월 도래한 이 CB 전환가(1만1800원)와 매수일 주가(2만500원)를 감안한 인수대금은 260억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애초 CB로 조달한 자금보다 70% 이상 웃돈을 들여 되산 셈이다.
셀트리온홀딩스 측은 전환사채 인수일과 같은 날 이 CB를 담보로 관계사 셀트리온GSC에서 170억원을 빌렸다. 셀트리온GSC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70% 가까이 지분을 가진 개인소유 자재구매대행(MRO) 업체다.
최대 주력사 셀트리온에 대해서도 지분 확대와 차입 증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셀트리온 지분을 보통주 기준 39% 남짓에서 현재 42% 수준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가운데 금융권에 대출담보로 잡힌 비율도 36% 남짓에서 40%에 가깝게 높아졌다.
셀트리온홀딩스 측은 공매도 세력 견제 차원에서 셀트리온 보통주 1주당 0.5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도 앞서 5월 10일 실시했다. 주가는 증자계획을 발표한 직후 연중 최고치인 4만9700원까지 올랐다.
반면 외국인이나 기관 측 공매도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대차거래잔고는 증자 이후 되레 늘어나고 있다. 상장주식 대비 월별 대차거래잔고는 앞서 5~6월 말 10%를 밑돌았다가 7월 말 12.78%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2%를 넘어섰다.
한때 5만원에 육박했던 주가 또한 전월 26일 연중 최저치인 2만6850원까지 밀리면서 반토막이 났다. 증자에 따른 주가희석을 감안하더라도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낙폭으로 평가됐지만 여전한 주가 약세에 공매도 경계심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 측 주장처럼 악의적인 공매도 세력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회사 지분을 늘리는 것은 주가 방어뿐 아니라 경영권 강화 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와 동시에 부채를 늘려온 점을 감안하면 외부 위협 완화시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한 매물 출회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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