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국가 문화재 보물이 미술품경매시장에 등장, 주목받고 있다.
K옥션(대표 이상규)은 오는 9월 11일 여는 9월 가을경매에 국내 경매에서는 처음으로 1975년 국가 문화재 보물 제585호로 지정된‘퇴우이선생진적첩’이 출품된다고 27일 밝혔다.
추정가 27억~45억에 나온 이 '진적첩'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의 글씨에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4폭 등을 곁들인 16면짜리 서화첩이다.
경매시장에 보물이 첫 출품된 것과 관련 이대표는 "보물과 국보도 경매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며 "문화재 해외반출금지법으로 외국인은 응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 소장 문화재의 경우 언제든 팔고 살 수 있으며 소유자 변경 시 문화재청에 신고만 하면 된다.
진적첩에는 겸재가 1746년에 그린 것으로, 퇴계가 학문을 닦고 제자를 양성했던 도산서당의 모습을 표현한‘계상정거도’가 실려 있다. ‘계상정거도’는 지난 2007년부터 1천원짜리 지폐 뒷면에 인쇄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계상정거'는 지난 2088년 위작시비논란이 있었으나 당시 7월 24일 문화재위원회에서 공개감정을 열어 낙관과 지질등을 조사한 결과 진품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경매는 소장자가 밝혀진 첫 사례이기도 하다. 고미술시장에서 유명한 소장자 이영재(82)씨는 2005년 '추사진묵'을 출간한바 있고 겸재의 '계상정거'를 국립중앙박물관에 위탁,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었다.
또한 이 진적첩은 500년에 걸친 전승경로가 기록되어 스토리가 구축된 점이 특징. 퇴계 이황(1501~1570)에서 손자 이안도(1541~1584)를 거쳐 외손자 홍유형 사위이자 겸재정선의 외조부인 박자진(1625-1694)에 이르렀고, 이후 1746년 겸재 정선이 네폭의 그림을 그 려 아들 정만수(1710-1795)에게 이어져 서화첩으로 완성됐다.
K옥션 이상규 대표는 "이후 임헌회씨가 1872년 이 진적첩을 입수해 현재의 첩 형태를 다시 갖췄고 대학총장이었던 민태식씨가 이강호씨에게 1973년 판매, 이강호씨의 아들인 이영재씨가 현재까지 소장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고미술사상 최고가를 경신할지도 관심꺼리다. 현재 국내 경매 고미술 부문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3월, 18억원에 낙찰된 ‘백자청화운룡문호’가 갖고 있다.
이대표는 "소장자가 많은 고심끝에 경매에 내놓은 이 서첩은 한때 '50억선 거래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불황인 국내 경기상황을 감안 소장자와 K옥션이 절충안을 마련, 낮은 추정가 27억원에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박수근 김환기등 근현대미술품에서 강세를 보이던 K옥션 가을경매는 이 외에도 고가의 고미술품이 대거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백자청화접시 10점이 추정가 3억5천만원에, 18세기 전반에 제작된 높이 40㎝가 넘는 백자 달 항아리가 4억선에 출품됐다.
이번경매에는 고미술품과 근현대 미술품 등 모두 164점(총 추정가 91억원)이 쏟아졌다. 출품작은 오는 9월1일부터 10일까지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전시된다.(02)3479-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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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40cm가 넘는 찌그러진 백자달항아리가 K옥션 가을경매에 추정가 4억선에 출품됐다. /사진=박현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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