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패트롤> 무디스의 선물, '면죄부' 착각해선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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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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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금융부 팀장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무디스가 한국에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Aa3’로 올라 중국,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정부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무디스의 선물을 호재로만 볼 수 있을까. 우선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위기대응 의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장관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정부는 그동안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던 성과가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불과 한 달 전에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지금이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질타할 때 느껴졌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치를 ‘면죄부’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미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의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일부 기관은 2%대를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향해 폭주하고 있으며, ‘성역’으로 여겨졌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까지 완화했지만 부동산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마나 안정적은 흐름을 보였던 물가까지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 영향 등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한국 경제에 우호적인 변수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단기적으로 봐도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정이 한국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한국의 신인도가 높아지면 해외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는 채권시장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해외 자금이 대거 유입돼 원화 강세가 초래되면 가뜩이나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 전선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과 유럽 각국 등 이른바 경제 선진국들이 신용등급 강등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국가 신용등급이 오른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에 도취돼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분명히 비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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