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인가, 교습가 폴리 덕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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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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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승열,미PGA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첫 날 선두…우즈 2위·매킬로이 6위

노승열. [미국 스포팅라이프 캡처]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행운인가, 교습가 션 폴리 덕분인가. 아니면 모든 샷이 잘 되는 ‘그 날’이 온 걸까?

노승열(21· 타이틀리스트)이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첫 날 단독선두에 나섰다. 올해 미PGA투어에 데뷔한 그가 126라운드를 치르는동안 선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두 나온 플레이오프에서 그랬으니 세계 골프계가 깜짝 놀랄만하다.

노승열은 1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길이721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9개를 몰아잡고 9언더파 62타(31·31)를 기록했다. 노승열은 크리스 커크(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 1위다.

9언더파 62타는 자신의 미PGA투어 18홀 최소타수다. 종전 최소타수는 65타로 올해 세 차례 기록했다. 노승열은 3년전 유러피언투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생애 최소타수인 10언더파 62타를 친 적이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7언더파 64타로 제프 오버튼, 리안 무어(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노승열과는 2타차다.

노승열은 이날 바람이 비교적 잠잠한 오후에 티오프했다. 오후에는 특히 3개의 파5홀에서 모두 뒷바람이 불었다고 한다. 노승열은 파5홀을 다 버디로 장식했다. 2위 커크도 오후에 출발했다. 노승열은 17번홀에서는 12m거리의 버디퍼트가 까다로운 브레이크를 타고넘더니 홀로 사라졌다. 그는 ‘러키’(lucky)라고 표현했다.

노승열은 라운드 후 서투른 영어로 “스윙, 퍼트, 모든 것이 다 흠 하나 잡을데 없이 훌륭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 71%,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 89%(18개홀 가운데 16개홀에서 레귤러 온)에서 보듯 원하는 곳에 볼을 떨어뜨렸고, 치는대로 홀에 붙었다. 그린에서는 단 26차례 퍼터를 들었다.

미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노승열이 교습가 션 폴리를 만난 이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승열은 폴리를 코치로 맞이한 이래 15개 대회에서 연속 커트를 통과했고 ‘톱10’에도 세 차례 들었다. 지난달 USPGA챔피언십 최종일에는 ‘로(low) 스코어’인 65타를 기록했다.

폴리는 우즈, 저스틴 로즈, 헌터 메이헌 등 쟁쟁한 선수들을 가르치는 코치다. 그런 폴리가 ‘루키’에 무승(無勝)인 노승열을 주목한 이유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침착함, 잠재력, 엄청난 헤드스피드’ 등 때문이었다. 폴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현지에 나가 선수들의 일거일동을 주시하고 있다.

페덱스컵 랭킹 54위인 노승열은 이 추세라면 70위까지 나가는 플레이오프 3차전 BMW챔피언십은 물론 30명까지만 나가는 투어챔피언십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우즈도 버디 8개, 보기 1개에서 보듯 절정의 샷 감각을 과시했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우즈는 11번홀과 13번홀에서 1타씩을 줄인 뒤 18번홀부터 5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6홀연속 버디는 그가 미PGA투어에 데뷔한 후 두 번째로 좋은 ‘연속 홀 언더파’ 행진이다. 그는 2005년 마스터스 때 7개홀에서 7언더파 행진을 한 적이 있다. 마지막홀인 9번홀(파4)에서 그린 미스로 유일한 보기를 한 것이 ‘옥에 티’였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선두 노승열에게 3타, 우즈에게 1타 뒤진 공동 6위다. 랭킹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4언더파 67타로 공동 10위, ‘변형된 집게발 퍼팅 그립’을 하고 나선 필 미켈슨(미국)은 3언더파 68타로 공동 17위에 자리잡았다.

케빈 나(타이틀리스트)와 배상문(캘러웨이)은 2언더파 69타로 공동 27위, 최경주(SK텔레콤)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46위, 위창수(테일러메이드)와 존 허는 이븐파 71타로 공동 56위를 각각 기록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분발하지 않으면 페덱스컵 랭킹 70위까지 출전하는 BMW챔피언십에 나갈 수 없다. 최경주의 현재 페덱스컵 랭킹은 9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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