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부인 미셸 오바마의 유세가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이날 밤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공화당과 미트 롬니 후보의 경제 정책을 정면으로 공격하며 오바마에게 재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11월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 연설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 미국인들은 분명히 4년 전 보다 살기 좋다”며 “현재의 심각한 경제 문제는 근본적으로 공화당 전 행정부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지난주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오바마의 경제 실정으로 미국인들은 삶은 나아진 게 없다”는 공격에 대한 반격이다.
그는 흔들리고 있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겨냥한 듯 “경제 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오바마는 지난 4년간 앞으로 역동적으로 발전할 경제의 토대를 닦았다”며 “이같은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번 더 대통령으로 선출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어떤 국가에서 살고 싶은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승자독식 사회에서 발버둥치며 살고 싶다면 공화당을 지지할 것이며, 기회와 책임을 공평하게 나누고 모두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싶다면 오바마와 조 바이든에게 표를 줘야 한다”고 연설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수만명의 민주당 대의원과 당원들이 환호과 박수를 보냈다. 오바마가 클린턴을 택해 자신을 대선 후보로 추대한 것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아직까지도 선호도가 60%가 넘는 현직같은 퇴임 정치 거물이다.
이날 클린턴에 앞서 메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엘리자베스 워렌이 연단에 올라 공화당과 롬니를 강하게 비판했다. 워렌의 연설은 여성은 물론이고 라티노 등 소수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루 앞서 행사 첫날 있었던 영부인 미셸의 연설은 롬니나 공화당을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효과적으로 오바마와 민주당의 정강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오바마와 민주당에 적대적이란 평가를 받는 폭스 뉴스 조차 “미셸의 연설이 매우 파워풀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기조 연설자로 나선 샌 안토니오 시장 훌리안 카스트로도 전날 멕시코 이민자의 자녀로서 어렵게 커온 과정을 설명하며 “우리의 지금이 있던 것은 민주당과 오바마의 미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감성에 호소해 호평을 받았다. 카스트로 시장은 이날 연설로 전국구 스타로 등극,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서도 롬니의 선호도가 크게 좋아지지 않았던 점과 비교하면, 오바마는 이같은 전당대회 분위기 속에서 이번주말 이후 유권자들로부터 이전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분위기를 몰아 10월초로 예정된 첫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회까지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오바마는 이날 대의원들의 후보 선출 절차를 거쳐 대선 공식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후보 수락 연설은 6일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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