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피에타'는 8일 제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한국영화는 1961년 영화 '마부'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한 뒤 반세기 만에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평소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김 감독은 수상 감동을 홍보사를 통해 전해왔다. 김 감독은 현지 반응을 토대로 황금사자상을 받을 줄 예상했다고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알려왔다.
김 감독은 "처음으로 공식 상영됐을 때 '피에타'에 대한 관객과 평가단의 관심이 상당했다. 좋은 결과가 있을 줄은 어느정도 예상했다"고 밝혔다.
'피에타'가 평가단을 사로잡은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심사위원의 평대로 영화는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시작하지만,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끝난다. 이 구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을 받은 뒤 김 감독은 우리민요 '아리랑'을 불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작의 영화 제목이 '아리랑'이란 점을 들어 한국영화계에 하고 싶은 말을 우회적으로 돌린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 감독은 "영화 '아리랑'은 지난 4년간 내가 받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씻김굿 같은 것이다. '피에타'에 대한 메시지와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으로 대신하고 싶어 아리랑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베니스영화제는 김 감독의 작품세계에 유난히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알베트로 바르베라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처음으로 김기덕 감독의 작품세계를 높이 평가해 베니스영화제에 초청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도 그는 김 감독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용히 도와줬다.
김 감독은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이번에도 '피에타'가 주는 메시지에 반했다고 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피에타'가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 것이라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시상식 전 나에게 먼저 떠나지 말고 폐막식에 참석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이번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격을 높임과 동시에 영화계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일반 영화팬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한국영화의 쾌거'라는 축하 메시지가 떴다. 정치인들도 마친가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 후보는 수상 소식을 듣고 "비주류에서 한국 최고의 감독으로 올라섰다. 만세"라며 축하했다. 김 감독은 이전 인터뷰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해 "제가 배움을 받은 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에타'는 조민수, 이정진이 주연한 작품. 채무자에게 악랄한 방법으로 돈을 받는 주인공이,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여인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뤘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를 통해 현재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