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경기)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농사 지어 밭을 갈아 엎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이지만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이마트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13일 경기도 이천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후레쉬센터를 통해 원가를 정확하게 산정해 농가와 직접 계약하고 이 약속이 지켜지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마트가 후레쉬센터를 선보였다.
후레쉬센터는 독일·이탈리아 등 농수산물 유통 선진국에서 도입한 최신 자동화 설비 10여종을 갖춘 농수산물 유통센터다. 연면적 4만6535㎡,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총 1000억원이 투자됐다.
최병렬 대표는 "과거 농산물 가격폭등·배추파동을 겪으며 농산물 가격 안정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면서 "해외 농산물 유통 선진국을 참고해 후레쉬센터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핵심은 CA(Controlled Atmosphere)저장고다. 창고 내 산소량을 1%대로 유지, 농산물의 호흡을 조절시켜 저장 기간을 늘리고 맛을 유지시켜주는 기술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도입했다.
이마트 측은 CA저장 기술 도입을 통해 신선식품 저장 기간을 연장해 안정적인 가격으로 상품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연중 동일한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 비수확 시기에도 고품질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사과의 경우, 3월 이후 장기 저장으로 맛이 떨어지고 물량이 부족한 현상이 지속된다. 하지만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CA저장 기술로 5~6월에도 전년 수확한 사과 맛을 구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농어민들의 수익 증대는 물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기존 4~5단계 유통구조를 2단계로 축소시켰다. 이를 통해 10~20%가량 가격인하 효과를 예상했다. 생산자와의 직거래 규모를 현재 50% 수준에서 80%로 확대하고, 오는 2014년까지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생산자 역시 경매 또는 도매시장을 거치는 것보다 10%가량 수익을 더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신선식품 품질표준화와 위생관리 수준 향상으로 국내 농수산물 유통시장 선진화도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이마트는 올해 60개 품목 10만t, 5000억원 규모 물량을 처리하고 2014년까지 1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병렬 대표는 "후레쉬센터를 통해 이마트는 농수산물에 대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품질, 위생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선진국형 농수산물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농어민뿐만 아니라 소비자 이익에 기여하는 농축수산 유통구조의 혁신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자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대규모 신선저장고 및 최신 자동화설비를 통한 생산비용 절감으로 제조원가를 더욱 낮출 계획"이라며 "기존 농수산물 가격대비 20~30%가량 낮춰 물가안정과 소비자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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