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숨 가빴던 59일..흥행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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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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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의 18대 대통령 후보 경선은 16일 서울 현장투표를 대단원으로 59일 동안의 숨 가쁜 여정을 마감했다. 제주 경선에서부터 1위를 질주해 온 문재인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며 ‘예상했던 대로’ 당 후보로 결정됐다.

이번 경선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고 자주 파열음을 낸데다 문 후보의 독주라는 뻔한 결과가 이어지면서 당초 당측이 노렸던 극적인 흥행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런 과정 속에서도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협상에 당당히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이번 경선은 경선룰을 둘러싼 후보측간 갈등 속에서 출발했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을 비롯한 이른바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이 완전국민경선 방식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문재인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반발하면서 진통이 거듭됐다.

결국 결선투표제를 끼워넣은 끝에 후보 등록 이틀 전인 7월18일에야 규칙이 확정됐다.

7월20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고, 30일에는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박준영 등 본선 후보 5명이 확정돼 8월8일부터 제주와 울산에서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됐다. 김영환 조경태 김정길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본경선 진출 후보 가운데 중도 하차한 박준영 전남지사를 뺀 후보 4명은 뜨거운 열기 속에 첫 현장투표가 열린 8월 25일 제주도에서 맞붙었고, 첫 대결에서 문 후보가 59.8%를 득표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첫날부터 모바일 투표가 문제를 일으키며 경선의 적신호가 됐다. 자동응답(ARS) 투표 전화를 받은 선거인단이 후보명 안내를 끝까지 듣지 않고 투표를 하고 전화를 끊을 경우 무효 처리됐다는 사실이 이날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비문 후보 3명이 논란이 해소될 때까지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26일 울산 합동토론회에 불참하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은 시작과 동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모바일 투표 규정을 일부 개정할 의사를 비치면서 이들은 하루 만에 경선에 복귀했지만, 애초 그렸던 ‘아름다운 경쟁’ 구도는 일찌감치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경선에서 문 후보가 일방적인 연승을 거듭하는 가운데 비문 후보 3명은 당 지도부와 경선 규칙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토로했다.

모바일 투표 시스템은 ‘5회 발신 논란’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고 수차례 작동 오류까지 일으키며 경선 파행의 주범이 됐다.

총 13번의 현장투표와 합동연설회, 8번의 TV 토론회를 거치는 동안 ‘문 대 비문’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급기야 인천과 대전 등 몇몇 경선장에서는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성과 몸싸움, 신발·계란 투척 등 볼썽사나운 꼴이 벌어지기도 했다.

완전국민경선의 가장 큰 목표였던 흥행도,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문 후보의 독주로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된데다 거듭된 잡음과 파행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초 당 지도부는 ‘최소 150만, 최대 200만’의 선거인단 모집을 호언장담했지만, 한 달이 넘는 기간에 모집된 선거인단은 모두 108만5천여명에 불과했다.

낮은 관심도 속에 투표율도 50%대에 그치면서 경선 현장에서는 열성 지지자들이 빠져나간 뒤에는 ‘썰렁한’ 장면이 심심찮게 연출되는 등 경선 갈등과 후유증에 휩싸인 민주당의 현 주소를 보여주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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