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1500명 대상·12~13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대선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는 40.4%로 안 원장(38.1%)을 2.3%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2.5%포인트) 내에서다. 하루 전 실시된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9.7% 차이로 안 원장을 앞섰던 데 비해 격차가 다시 좁혀진 것이다. 안 원장은 지난 7일 문 후보를 2%포인트가량 앞선 이후 역전을 허용했다.
15일 발표한 모노리서치 조사(1487명 대상·13∼14일 실시)에서 문 후보는 48.6%로 안 원장 31.8%보다 16.8%포인트 앞서며 야권 단일후보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오차범위(±2.54%포인트)를 훨씬 벗어난 격차다.
그러나 정당지지자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 55.8%, 민주통합당 지지 응답자 45.6%가 문 후보를 적합후보로 지목했고, 안 원장은 새누리당 15.3%, 민주통합당 50.0%의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지자가 '역선택'을 통해 문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실시한다면 조사 대상을 유권자 전체로 하느냐, 아니면 야권 지지층만으로 제한하느냐를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지지후보를 안 원장으로 바꿀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52.5%가 '바꿀 생각이 없다', 33.2%는 '바꿀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안 원장의 출마선언 이후 또 한 번 양자의 지지율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문 후보의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이후 지지율 상승)와 안 원장의 출마선언 효과 중 어느 것이 더 파괴력을 지니느냐에 따라 단일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두 사람의 지지율 추이와 관련, "문 후보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전보다는 상당히 결집됐다고 볼 수 있다"며 "또 새누리당 지지층의 역선택 결과가 나타난 측면도 크기 때문에 문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지닌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안 원장의 출마선언으로 문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차단할 수밖에 없다"며 "민심의 흐름, 여론의 향방에 따라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이 민주당과 단일화에 나서면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게 되면 기성정치권의 대척점에 서 있는 안철수가 아니라 '야권에 서 있는 안철수'가 되는 것"이라며 "기성정치권에 반대했던 안 원장 지지층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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