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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류궁다오에서 본 댜오위다오 분쟁. 청일전쟁에서 동북아 영토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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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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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웨이하이 김근정 기자= 중국 대륙에서는 오성홍기의 물결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이 지난 11일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국유화 매입을 선포한데 맞서 중국이 댜오위다오를 영해기선에 포함시키면서 양국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16일에는 전국적으로 8만여명이 반일시위에 참가하고 만주사변 81주년인 18일에는 10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일본 기업에 대한 공격,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일면서 경제전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양국 갈등이 격화되던 8월 중순 기자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둥(山東)반도 웨이하이(威海)를 찾았다. 이곳의 류궁다오(劉公島)는 과거 아시아에서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했던 중국의 베이양(北洋)해군이 일본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청일전쟁 당시 사용되던 무기, 건물이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으며 청일전쟁의 시작부터 끝, 그 후 중국의 상황까지 모든 것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볼 수 있다.

인상적인 것은 자칫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를 밀랍인형, 사진, 영상 등으로 생동감있게 꾸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수 있도록 전시를 해놓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처럼 전쟁의 패배를 기억하고 다시는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류궁다오를 개발, 중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만들었다. 사실 청일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자 비극의 정점은 바로 당시의 조선이었다. 1894년 청일전쟁, 그리고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까지. 조선장악과 대륙진출을 향한 일본의 야욕은 우리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현재 동북아 지역 영토분쟁에서 어김없이 '일본' 이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청일전쟁, 러일전쟁에 휘말린 나라들이 영토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댜오위다오는 청일전쟁 당시 일본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에 편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일 영토분쟁지역인 쿠릴열도(북방4도) 역시 러일전쟁 중 일본이 빼앗았다가 2차대전 패배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따라 다시 러시아에 편입됐다.

독도 역시 청일전쟁을 시작으로 주권을 잃은 조선이 일본 패전과 함께 해방되면서 '카이로 선언(침략시 빼앗은 영토는 모두 되돌려준다)'에 의거, 1948년 합법적으로 되찾은 땅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영토야욕으로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 일본은 전범국으로서의 반성은 커녕 오히려 이웃나라들에게 과거의 아픔을 상기시킴으로써 또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평화를 해치고 있다.

중국인들은 류궁다오에 설치된 박물관과 민족영웅의 모습에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는 한편 청일전쟁의 참상에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제 3국인 기자까지 경건한 마음이 드는 것은 '류궁다오의 역사'가 중국의 것이면서 또한 우리의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내 과격시위가 우려되면서도 일본의 안하무인하는 태도에 격분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독도에 대한 일본의 망동 때문일 것이다. 류궁다오의 청일전쟁 박물관이 중국인들에게 '과거의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자'고 각오를 다지듯 우리도 미리 대비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류궁다오 현지 가이드는 "청일전쟁 당시 중국은 자만했고 서태후가 이화원을 짓는데 돈을 쏟아부어 국가 재정이 파탄 지경이었어요. 군사력 증강에는 소홀해 기술력, 무기 등 모든 면에서 일본에 뒤쳐졌죠. 대비와 경계의 부족함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거죠" 라며 패전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본은 분쟁도서 편입을 위해 오랜 기간 치밀한 물밑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이미 G2로 불릴 만큼 막대한 영향력과 경제력, 힘을 가지고 일본에 강경대응하고 있으며 민족적인 반감까지 거세져 일본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비 하고 있으며 여전히 강국인 일본을 어떻게 상대하고 있는가. 일본의 야욕과 침략의 무대였던 웨이하이 류궁다오에 서서 우리가 겪었던 36년간 일제 식민의 뼈아프고 수치스런 역사를 떠올리며 '회개할 줄 모르는 일본'을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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