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에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사기관마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추석 이전에 비해 줄어든 결과가 있는가 하면 더 늘어난 것도 있었다.
역대 추석 민심은 대선에서 풍향계 역할을 했던 만큼 관심을 모았지만 판세를 뒤엎을 만한 큰 변수는 연휴가 사실상 끝난 3일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대선의 ‘3자 구도’가 추석 직전에야 형성돼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발표된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의 경우 추석 이전인 9월 25~27일 조사에선 박 후보(43.9%)와 안 후보(47.1%)의 격차가 3.2%포인트였지만, 9월 29일~10월 1일 조사에선 두 후보의 격차가 오히려 8.4%포인트(안 후보 49.1%, 박 후보 40.7%)로 늘어났다.
그러나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에선 추석 이전(9월 21~22일)엔 안 후보(49.9%)가 박 후보(41.2%)를 8.7%포인트 앞섰지만, 추석 다음 날(10월 1일)엔 안 후보(47.4%)와 박 후보(44.7%)의 지지율 격차가 2.7%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리얼미터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추석 이전의 8.5%포인트(9월 28일 안 51.1%, 박 42.6%)에 비해 다소 줄어든 6.7%포인트(안 50.5%, 박 4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지난달 19일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박 후보는 양자대결에서 46.2%를 얻어 44.3%에 그친 안 후보를 1.9%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 대결 역시 조사기관마다 달랐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선 추석 이전에 박 후보가 5.2%포인트(박 47.6%, 문 42.4%) 앞섰지만, 추석 이후엔 문 후보가 3.6%포인트(문 46.2%, 박 42.6%)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는 추석 전(9월 21~22일)엔 문 후보(45.9%)가 박 후보(45.0%)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했으나, 추석 이후엔 박 후보(46.4%)가 문 후보(46.1%)를 0.3%포인트 차로 역전한 것으로 발표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문 후보의 지지율(9월 28일 48.5%, 10월 2일 48.4%)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박 후보의 지지율(9월 28일 44.6%, 10월 2일 45.5%)은 0.9%포인트 올랐다.
3자 대결에서는 박 후보의 1위, 안 후보 2위, 문 후보가 3위를 기록하는 양상이 일관되게 유지됐다.
다만 문 후보의 약진으로 안 후보와의 간 범야권 단일화 지지율도 추석 전보다 좁혀진 것이 특징이다.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는 안 후보 47.0%, 문 후보 43.4%였고,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안 후보 38.6%, 문 후보 37.2%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추석 이전 5.1%포인트(안 42.7%, 문 37.6%)에서 추석 이후 2.2%포인트(안 40.6%, 문 38.4%)로 좁혀졌다.
이양훈 미디어리서치 부장은 이에 대해 “안 후보 검증에 대한 반사이익과 민주당 조직의 뒷받침, 상대적 국정경험 우위 등으로 야권 지지층이 문 후보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어느 쪽에 쏠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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