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 창고극장·성내동 쭈꾸미 거리 미래유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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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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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미래유산 1000선 선정 박차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서울시는 지난 6~8월 ‘WOW 서울 공모전’을 통해 시민ㆍ자치구ㆍ관련단체 등으로부터 접수한 미래유산 보존대상 1126건의 검증조사 및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제안된 보존대상 1126건(중복접수 189건 포함)은 예비 목록화 작업을 거쳐 미래유산보존위원회 분야별 5개 분과위의 1차 심사 후 서울연구원 전문조사원 검증조사를 실시한다. 이어 위원회 최종심사를 통해 내년 9월 ‘서울 속 미래유산 1000선’의 최종 목록이 확정된다.

시는 아직 서울 곳곳에 발굴되지 않은 유산이 많다는 판단하에 보존대상을 연중 아무 때나 접수해 월별이나 분기별로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할 계획이다.

1126건의 접수 주체 현황을 보면 시민 162건, 종교단체ㆍ내셔널트러스트 단체ㆍ기념사업회 등 관련 단체 233건, 25개 자치구 292건, 서울시 건축ㆍ한옥 등 관련 부서 303건, 2004년 조사된 유산 89건, 기타 47건 등이다.

접수된 보존대상 중 대표적인 유산은 삼일로 창고극장, 옛 망우터널, 대오서점, 이명래 고약 공장, 미아리점성촌, 옛 신민당사 터, 낙원악기 상가, 삼풍백화점 붕괴장소, 성내동 주꾸미 거리 등이다.

1975년 개관한 삼일로 창고극장은 한국 소극장 운동의 본산으로, 수많은 원로 연극인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에저또 창고극장, 삼일로 창고극장, 떼아트르 추, 명동 창고극장에서 다시 삼일로 창고극장에 이르는 이름의 역사가 이 극장이 겪은 수난과 고행을 말해준다. 그 중 떼아트르 추는 1983년 경영난에 빠진 에저또 창고극장을 전설의 연극배우 추송웅이 인수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 오태석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 한국 연극사에 남은 작품들이 모두 이곳에서 처음 시도됐다.

이명래 고약을 만들던 공장은 이명래 선생의 막내딸인 이용재 여사가 1970년대 직접 고약을 장소다. 이명재 고약은 1906년 프랑스 선교사로부터 서양약학을 배운 이명래 선생이 개발한 종기치료제로서 의약품이 없던 시절 최고의 명약으로 대접을 받았다.



누하동 대오서점은 서울 서촌의 대표적 명물로 6·25가 끝나고 서점을 처음 여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 대오서점이라 지었다는 유래가 내려온다. 60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사라질 운명에 처한 대오서점은 현재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다.



성북구 동선동의 미아리 점성촌은 점집이 한데 몰려 있는 국내 최대의 점성촌이다. 미아리고개 양 옆에 있어 ‘미아리 점집’으로도 불린다. 한국전쟁 이전에 종로3가에 집단 거주하던 맹인 점술가들이 남산 주변정비로 흩어졌다가 이곳에 다시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이곳은 시각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이 집단거주 지역을 형성해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는 접수된 미래유산 외에도 역사박물관이 수집한 시민 일상생활 자료 1000여 건도 보존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5일 신청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유산 선정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심사ㆍ자문기구인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촉식을 열고 제1차 회의를 개최한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박 시장과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이 맡는다.

한문철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근현대 문화유산은 당시의 시대상황과 상징을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러한 유산들을 발굴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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