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4일 ETF 시장 10주년을 자축하며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자취와 포부를 밝혔다. ‘질적 성장’을 강조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해외지수를 이용한 신상품 도입과 기관투자자 비중 확대 및 역할 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관리 선진화 등이 강조됐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순자산 3400만원으로 출발해 10년이 지난 현재 순자산 13조원, 일평균거래 5천억원을 돌파하며 세계 10위 시장으로 도약했다. 이는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1.1% 수준이며 참여계좌도 1만개에서 38만개로 증가했다. 관련 종사자도 20여명에서 250여명으로 늘었다.
거래소측은 이처럼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로 △다양한 상품 공급 △투자자교육을 통한 상품장점 부각 △간접투자문화 확산 △리먼사태 이후 인덱스투자 선호 등을 꼽았다.
김진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자본시장법·LP평가제도 등이 시행된 2009년 기점으로 소년기였던 ETF시장이 청년기로 접어들었으며,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장년기로 가야한다”며 “ETF의 진입·퇴출 강화 및 신상품 도입을 위한 상장규정을 정비하고 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상장 심사의 일관성·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장규모 요건을 기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증액하고, 최근 6개월 일평균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 또는 자산규모 50억 미만인 소규모 저유동성 ETF의 자진 상장 폐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ETF의 국내 상장과 합성복제 방식을 통한 혁신적 ETF, 액티브 ETF 도입을 검토하고 이와 관련해 운용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홍콩, 일본 등 주요 아시아 IB 및 운용사와 협의해 상품성 있는 해외 ETF 국내 교차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스왑거래 등을 활용한 합성복제 ETF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또 미국, 캐나다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액티브 ETF의 장단점 등을 검토해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관투자자의 비중 및 역할도 확대된다. 김 본부장은 퇴직연금 및 연기금의 ETF시장 참여를 최대 40%까지 유도하고 증권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ETF 랩, ETF 자동주문서비스 등의 자율서비스 확대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국내 ETF 거래가 파생상품에 편중된 현상에 대해선 “신규상장 제한, 증거금 100% 징수 등 파생형 ETF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고 LP지원금제도를 개선해 거래활성화 및 균형성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품유형별 분류, 종목별 CB제도를 도입해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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