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과천청사의 출근길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입구 정문에서부터 청사로 들어가기 위한 직원들이 줄을 선채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검문검색이 강화돼 정문을 지키는 경찰들이 청사 출입증의 사진과 얼굴을 일일이 대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때마침 내린 가을비 탓에 기다리면서 바지가 젖자 몇몇 직원들은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앙청사 사건이 일어나기 전만해도 과천청사 정문의 검문 강도는 출입증 소지 유무만 대충 확인하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정문을 지나간 뒤에도 강화된 검문검색은 이어졌다. 각 부처 입구마다 보안요원들이 통로를 가로막은 채 다시 한 번 출입증을 검사했다.
검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입구 문을 열고 들어선 뒤에도 금속탐지기를 넘어, 보완요원들의 휴대용스캐너를 통과해야만 비로소 건물 내부에 진입할 수 있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휴대용스캐너는 없을뿐더러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다 소리가 나더라도 출입을 제재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전날부터 탐지기에서 소리가 날 경우 품 안에 있는 금속물질을 모두 꺼내놓도록 요구하며, 가방도 보안요원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자동 검색대가 아닌 수작업으로 모든 검색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이 지연됐으며, 각 부처 입구 역시 정문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바쁜 업무로 먼저 들어가야 한다며 짜증내는 직원과 순서를 기다렸다 검문을 마치고 가야한다는 보안요원의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보완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검문이 진행되는 입구가 하나밖에 없어 지체되는 시간이 많다”며 “계속 이렇게 보완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다 검색대를 늘리고 인원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는 한 사무관은 “갑자기 강화된 검색에 적잖이 당황했다”며 “정문과 부처 건물 입구 앞에서 검문 순서를 기다리느라 결국 지각하고 말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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