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번째 토론회에서도 강조했듯이 롬니 후보는 리비아 벵가지 미국 대사 사망 사건을 집중 공격할 전망이라고 21일 워싱턴포스트(WP)는 밝혔다. 롬니 캠프는 “위험요인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보안·경비 조치를 강화해달라는 현지 요청을 오바마 행정부가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고 직후 벵가지 사건을 ‘테러 행위(act of terror)’로 규정한 오바마가 나중에는 ‘반이슬람 영화에 분개한 시위대의 즉흥적인 공격에 의한 사고’라고 정정한 것도 공격대상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 측에서는 단순히 수세적인 방어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이미 롬니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는 9.11 테러로 수천명의 미국인들 생명을 앗아간 주적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대통령임 자격으로서 적극적으로 롬니를 공격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과정에서 ‘고급 안보정보를 접하는 대통령이 아닌 롬니는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훈수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밝혔다.
오바마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데는 외교분야 지지율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과거 여론 조사에서 두 자리수 이상 리드를 지켰던 이 분야의 오바마 지지도는 두번의 토론회를 거치면서 적게는 5%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토론회를 거치면서 오바마는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21일 발표된 NBC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전체 지지도는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민주당도 거들고 나섰다. 21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칼 레빈(민주) 위원장은 “벵가지 테러의 참사를 이용해 표를 얻으려는 치졸한 행위”라고 롬니쪽을 비난했다. 게다가 최근 리비아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미국 외교관 명단을 공개한 하원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번 대선을 이기기 위해 국가 비밀과 당사자들의 안전까지 위험에 처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중국도 이번 토론회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이미 롬니는 지난 토론회에서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명명할 것”이며 “중국은 사기꾼(cheater)”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명명한 것을 오바마가 취하한 것을 빗댄 주장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동안 교역에 있어어 중국에 강하게 압력을 넣어왔다”며 자신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물 대통령’이 아님을 강조했다.
WP는 “그럼에도 두 후보 모두 중국에 강하게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관련해 UN등 국제사회의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즈가 최근 보도하고 미국과 이란이 강하게 부인한 ‘대선 이후 핵 협상을 위한 두 정부간 회담’도 롬니의 주 공략 대상이 될 전망이다. 롬니는 “대통령이 되면 자신있게 이란 핵시설에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이란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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