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에 참가해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여성 대표 3인.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함세정 컨텐터 대표, 나재은 제니소프트 대표, 김세정 팬도럼게임즈 대표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오후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 서울 성산동 강북청년창업센터는 아직 각 사무실의 불빛으로 환하다.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으로 뭉친 청년 창업가들이 늦게까지 작업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에 참여해 게임·애플리케이션(앱) 등을 개발해 창업을 준비 중이다.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는 서울시에서 선발된 팀들에게 한 달에 약 70~100만 원의 지원금과 공동 사무실을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며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임과 앱 개발에 한창인 여성 대표 3인방을 만났다.
“모바일 게임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결국 핵심기술은 콘솔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김세정(35) 팬도럼게임즈 대표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모바일 게임을 뒤로 하고 콘솔게임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가볍고 쉬운 모바일 게임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있는가 하면, 고화질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통해 영화적 체험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는 믿음에서다.
개발자 1명·디자이너 1명과 작업 중인 김대표는 지난 3월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해 2014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행성을 먹이로 삼는 외계 생명체라는 독특한 소재로 고품질의 영상을 준비 중인 그는 이 게임을 내달 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G스타 2012 국제게임전시회’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단독 부스를 배정받은 이 팀은 동영상과 출력물로 게임의 기획의도와 개발현황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게임 개발사들의 방향이나 각종 공모전 등이 모바일 게임으로 편중된 것이 아쉽다”며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들도 결국 콘솔게임의 기술력에서 나온 것인 만큼 균형적 발전을 이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나재은(30) 제니소프트 대표는 이미 ‘한중일 무도대전’이라는 스토리 기반의 대전액션게임을 T스토어와 올레마켓에서 서비스 중이다.
나 대표는 지난해 ‘그림자 연가’라는 게임의 일본어판으로 SK텔레콤이 주최한 글로벌 앱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2010년 11월에는 같은 게임의 한국어판으로 삼성전자와 SKT가 공동 주최한 앱 페스티벌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출판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최근 그림을 보며 읽는 소설 ‘비주얼노벨’을 준비 중이다.
그는 “책을 그림과 함께 읽으며 사용자가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 중간에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세정(25) 컨텐터 대표는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책 관련 커뮤니티를 마련해주는 앱을 준비 중이다.
그는 책을 좋아하는 같은 팀의 개발자와 함께 사용자들이 읽은 책에 대한 평점 순위로 선택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했다.
편집 디자인 경력이 있는 함 대표는 “외국 책이나 중고책 등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책을 서로 교환하거나 책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공유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전에는 팀원들끼리 카페에 모여 개발하고 회의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청년창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크게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7월까지 현재의 청년창업센터에서 근무하는 세 팀은 이후의 앱이나 게임의 출시 계획까지 마련해 자신감에 차있다.
함 대표는 “확고한 신념과 자신만의 기술력이 있다면 청년 창업이 어렵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여성 창업가도 충분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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