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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일본차의 질주, 국산차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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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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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경쟁력 앞세워 판매 확대 노려

지난 1일 국내에 출시된 벤자 [사진=도요타]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국내 수입차 판매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가운데 가격을 낮춘 미국산 일본차가 한국 시장에 상륙하면서 국산차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에 이어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탓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는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9만5706대가 판매돼 사상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수입차 판매량은 10월 판매분을 합할 경우 사실상 1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국내 시장 점유율 15%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 미국에서 생산된 신차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산 일본차 수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도요타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서 생산된 미니밴 시에나와 중형 세단 뉴 캠리를 국내에 내놓고, 지난 1일에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벤자를 출시했다. 특히 캠리는 9월 수입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캠리는 올 1~9월 4232대가 팔리며 도요타 전체 판매량 8015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도요타는 내년 초 국내에는 처음으로 중대형 세단 아발론을 추가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차종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며, 미국 외 수출은 한국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신형 알티마 [사진=닛산]

닛산은 지난달 17일 미국산 신형 알티마를 출시했다. 국내에 소개된 알티마는 내·외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에서 전면적인 변화를 준 풀 체인지 모델로 상품성 개선은 물론 동급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닛산의 설명이다. 가격은 2.5 SL 3350만원, 3.5 SL 3750만원. 알티마의 판매 목표는 월간 300대, 연간 3600대. 닛산의 올해 1~9월 국내 판매량인 1803대와 비교해보면 신형 알티마에 거는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혼다코리아도 올 연말까지 신형 어코드를 중심으로 오디세이, 파일럿, 크로스투어, 해치백 시빅 5도어 등 신차 5종을 투입한다. 영국산인 시빅 5도어를 제외한 나머지 4종은 모두 미국 오하이오 공장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양한 미국산 신차로 라인업을 강화할 혼다코리아의 내년 판매 목표는 월간 600대 수준. 올해 월평균 판매량인 320대의 약 2배에 달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입차 시장은 BMW와 벤츠 등 독일차 브랜드가 상위권을 선점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산 일본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일본차 브랜드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대가 겹치는 중대형 국산차와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수입차의 부상에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등 국산차 업계도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4~5년 전만 해도 수입차 점유율이 10%를 넘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수입차의 점유율이 10%를 넘는 것을 보고 큰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발성 홍보나 가격 할인 등 단발성 마케팅보다는 품질과 서비스 등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게 국산차 업계의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품질, 좋은 서비스가 결국은 관건"이라며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과잉정비 보상 서비스, 정가 판매제, 비교 시승 센터 운영 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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