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파산 속출… 대형 공장 줄줄이 경매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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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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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억 이상 공장 경매물건수 역대 최다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30억원 이상의 대형 공장들이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6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경매에 부쳐진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공장은 1208곳에 달했다. 이는 200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매년 200건씩 늘어난 30억원 이상 공장 경매물건은 2010년 1030건에서 지난해 1005건으로 다소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경매시장에 나와도 제값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해까지 줄곧 70%를 넘던 30억원 이상 공장 경매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해는 66.3%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들어선 경기 침체 여파로 소규모 영세공장뿐 아니라 조선·철강 분야의 대형공장이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오는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TKS조선소'. 감정가 684억6571만원에 최저가 224억3484만원이다. [사진제공 = 지지옥션]


오는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TKS조선소의 감정가는 684억6571만원이다. 칠곡농공단지내의 공장 부지 2만8173㎡와 공장 건물 165㎡뿐만 아니라 수십억원에 이르는 선박 관련 기계기구가 포함됐다. 이 공장은 올해 경매시장에 등장한 공장물건 중 금액이 가장 큰 물건이다.

TKS조선소 경매는 채권은행 등이 대출해준 15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지난 2010년 10월 법원에 경매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여러 곳에서 중복으로 경매 신청돼 총경매 청구액은 36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3월 30일 첫 경매일 이후 수차례 유찰돼 7일 경매에선 최저가 224억3484만원으로 시작한다.

삼호조선 거제 공장도 경매에 나왔다. 삼호조선은 조선 호황기인 2000년대에는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포함될 정도의 규모였지만 올초 법원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파산했다.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등리에 위치한 공장으로 감정가는 154억2471만원이다.

지난 9월 20일 토지 3만1528㎡와 공장 면적 5418㎡, 기계 및 구축물 15점이 함께 경매에 나와 감정가의 105.8%인 163억2100만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채권은행이 받아야 하는 264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채권은행을 포함해 등기부상의 총 채권액이 무려 313억원에 달한다. 또 121명이 신청한 임금채권 가압류 금액이 19억원에 이른다.

경주 화산리 천북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동호철강공업 공장도 경매로 나왔다. 감정가는 59억8650만원이며 토지 6295㎡와 공장 면적 3689㎡, 기계56점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10년 7월 채권은행이 76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다. 4번 유찰 후 지난 10월 22일 감정가의 36.2%인 21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철강·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공장이 경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다른 산업에 비해 공장부지도 넓고 기계기구도 많아 감정가가 크다"며 "공장은 금융기관의 대출액이 과다한 경우가 많고 관련업체들간의 채무관계가 얽혀있어 헐값에 낙찰되면 금융권 부실과 업체들의 줄도산·임금체불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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