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법원에 나온 경매물건은 2분기(6만4903개) 대비 9.52% 감소한 5만8725개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경매물건 수가 6만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10일 발표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하 9·10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9월 경매 물건이 급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9·10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취득세를 과표금액 구간에 따라 최고 75%, 최저 25% 감면해주는 방안을 담아 지난 9월 24일자로 소급적용, 시행키로 했다. 또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5년 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함께 포함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연말까지 부동산 거래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황기와 달리 불황기에는 취득세로 아낄 수 있는 수백만원이 매수심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금융기관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채권 소유자들 역시 담보에 대한 경매청구를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는 1~2회 유찰을 거쳐 가치가 절하되면서 회수 가능한 채권액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자 입장에서는 매각을 통한 채무변제에 비해 이점이 없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지금까지는 아파트 등 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마저 불가능해진 탓에 경매에 넘겨서라도 채권액을 회수해야 했던 상황”이라며 “그러나 ‘9.10 대책’으로 부동산 매매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경매청구 건수도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건 수는 줄었지만 주택물건 구입을 위해 경매장을 찾은 입찰자들은 오히려 늘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월 들어 전국 법원에 나온 주택 경매물건 수는 6516개로 전월대비 10.72% 줄었다. 용도별로 보면 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이 8월 1268개에서 9월 1083개로 14.59%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어 연립·다세대 물건이 같은 기간 2206개에서 1983개로 10.11% 줄었고, 아파트도 3824개에서 3450개로 9.78% 줄었다. 아파트는 물건 수 기준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주택물건 경매에 응찰한 전국 입찰자 수는 8월 9101명에서 9월 9918명으로 8.98% 늘었다. 특히 늘어난 입찰자 중 73.56%(601명)가 아파트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도권 물건도 소폭 감소했다. 올 3분기 경매장에 나온 서울·수도권 소재 주택은 1만4353개로 전분기(1만4794개)에 비해서 2.98% 줄었다. 전국 시장에 비하면 감소폭은 적지만 물건 감소가 대부분 9월에 집중돼 있어 주목된다. 9월 수도권 주택 경매물건 수는 4529개로 전월(4953개) 대비 8.56% 줄었다.
서울·수도권 소재 주택 경매에 응찰한 입찰자 수도 감소폭이 줄었다. 1분기 1만9825명, 2분기 1만8393명에 이어 3분기 역시 1만7597명이었다. 1분기 대비 2분기 입찰자 감소율은 7.22%였지만 2분기 대비 3분기 입찰자 감소율은 4.32%로 2.9%포인트 줄었다.
정 팀장은 “9·10 대책 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경매 역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면 거래 활성화 정도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로 취득한 부동산의 경우, 취득세 감면 혜택은 대부분 받을 수 있지만 양도세 면제는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들뜬 마음으로 경솔하게 투자하지 말고 부동산태인 등 경매정보업체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사전에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