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디즈니, 입장객 줄었는데 또 가격 인상 압박… '디즈니 신화' 시험대

  • 주가 고점 대비 60% 하락… 비용 급증에 수익성 악화

  • 객단가 50% 늘었지만 젊은층 이탈 우려도 커져

도쿄 디즈니랜드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쿄 디즈니랜드[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일본 도쿄디즈니리조트. 이곳을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의 수익성이 고비용 구조에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입장권 가격 인상과 유료 우선입장권 도입으로 고객 1인당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대규모 신규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시설 유지비 증가가 이익을 압박하고 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전망하면서도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수순으로 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오리엔탈랜드 주가가 2024년 1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약 2년 반 만에 60% 가량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평균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무는 것과 달리 오리엔탈랜드 주가는 약 7년 반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려났다. 특히 지난 4월 말 회사 측이 2026회계연도 영업이익 감소 전망을 내놓자,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 저점(2250엔, 주식분할 반영)도 밑돌았다. 에셋매니지먼트 One의 모리 유키 펀드매니저는 닛케이에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모두 폭넓게 신중한 자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엔탈랜드는 2026회계연도에 연결 매출이 전년보다 3% 늘어난 7243억 엔(약 6조886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 줄어든 1607억 엔(약 1조527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인 1931억 엔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22.2%로, 2023회계연도 26.7%를 정점으로 3년 연속 하락할 전망이다.

도쿄디즈니씨 개장 25주년 효과도 수익성 악화를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쿄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는 5년마다 대형 기념행사를 열어 방문객 증가 효과를 누려왔다. 도쿄디즈니씨 개장 이후 최근 9차례 기념행사 연도에는 코로나19 기간을 포함해 모두 영업이익이 늘었다. 그러나 이번 회계연도에는 25주년 행사에 따른 집객 효과로도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비용 증가다. 오리엔탈랜드의 2026회계연도 연결 비용은 전년보다 5% 늘어난 5635억 엔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회계연도의 1.4배에 이를 전망이다. 약 3000억 엔을 투입해 2024년 문을 연 도쿄디즈니씨 새 구역 '판타지 스프링스'의 감가상각비가 지난해부터 본격 반영된 데다, 2027년 여름까지 호텔 대규모 보수 공사도 이어진다. 인력난과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시설 유지비, 상품·식음료 원가도 상승하고 있다. 세키네 사토루 다이와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용이 늘면서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또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닛케이는 오리엔탈랜드의 손익분기점 매출이 최근 3년 사이 2000억 엔가량 늘어 현재 4500억 엔 안팎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약 40% 증가한 영향이다. 고정비가 늘면서 예전보다 높은 매출을 올려야 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오리엔탈랜드는 2022년 이후 방문객 수 확대보다 고객 1인당 매출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해 왔다. 변동가격제를 도입하고, 인기 놀이기구를 짧은 대기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디즈니 프리미어 액세스'를 확대했다. 입장객 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 혼잡을 줄이는 대신, 객단가를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한동안 주효했다. 도쿄디즈니리조트의 고객 1인당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50% 이상 늘었고, 2024회계연도에는 영업이익이 1721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 기댄 매출 증가세는 최근 들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2025회계연도 입장객 수는 2753만 명으로, 2020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가격 인상으로 객단가는 높아졌지만, 입장객 수가 줄면 이에 기댄 수익성 개선 전략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손익분기점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오리엔탈랜드는 2027년 도쿄디즈니랜드에 새 '스페이스 마운틴'을 열고, 2028년에는 크루즈선 사업에도 진출한다. 인력난과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운영비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객단가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수밖에 없다.

오리엔탈랜드는 4월 설명회에서 현재 가격대별 판매 비중을 조정하거나 가격대 자체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무라증권은 리포트에서 이를 향후 티켓 가격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2026회계연도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객 1인당 매출 증가 속도가 일본의 임금 상승률을 웃돌고 있어, 지방 방문객과 가족 단위 고객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에셋매니지먼트One의 모리 매니저는 "가격 인상에 걸맞은 부가가치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이탈 가능성도 변수다. 도쿄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 입장객 가운데 40세 이상 비중은 2020회계연도에 4~17세 비중을 넘어섰고, 2025회계연도에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2014년 개봉한 '겨울왕국' 이후 디즈니 영화가 대형 히트작을 내지 못한 점도 젊은층 방문 수요 약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도쿄디즈니리조트는 여전히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소비 브랜드다. 다만 비용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흡수하는 전략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코먼스투신의 이이 데쓰로 사장은 '젊은 세대의 시각이 중요하다. 이사회 세대교체를 포함해 가격 결정의 균형 감각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입장권이 더 비싸져도 방문객이 그만한 가치를 느낄지, '질'을 좇는 오리엔탈랜드의 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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