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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오바마 재선 승리의 정치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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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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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정치적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소수계 파워가 확인됐다. 20대, 30대 젊은 층들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소수로 여겨졌으나 4년전 대선과 마찬가지로 대거 투표소로 몰려가 오바마에게 표를 주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집안팎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정치적인 대화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지만, 정작 투표소에서는 여성들 55%가 조용히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로 가장 주목받는 소수계는 히스패닉 그룹이다.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지난 10년간 증가한 주민수의 약 70%가 라티노였다. 초 경합주로 매 대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플로리다에서도 이 비율은 55%나 됐다.

이들 인종적 소수계가 전체 유권자중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28%로, 불과 2년전에 비해서도 2%포인트나 늘어났다.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접전지역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오바마는 예상을 뒤엎고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플로리다,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10개 경합주중 9곳을 이겼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다가올 40년간 미국 전체 인구 증가율의 무려 65%를 라티노가 차지할 것으로 미국 인구국이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공화당이 강한 남부, 중부 지역중 몇 곳이 조만간 민주당색으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히스패닉은 이번 선거에서 무려 71%가 오바마를 지지, 2008년보다 더 강하게 결집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백인이 아닌 소수계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것도 민주당에게는 호재인 반면 공화당에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공화당은 갈수록 강해지는 보수색채를 벗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평가다. 남북전쟁 승리와 노예해방을 이끌어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을 비롯해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국민의 지도자가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역대 대통령 인기 2위인 로널드 레이건을 배출한 공화당이 이제는 당파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화당 예비선거 초기 반짝 인기를 끌었던 미셸 마크만 의원, 릭 샌토럼 전 의원 등은 강경보수 색채로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잠깐 어필했지만, 만일 오바마와 본선에서 맞붙었으면 미트 롬니 후보보다 더 크게 패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롬니가 선거를 한 달 앞두고 TV후보토론회를 통해 보다 중도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이같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은 진보도 마찬가지다. 무려 36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대승했던 2008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연방하원도 장악(233명대 공화당 의원 202명)했다. 이후 민주당은 강한 자신감 속에서 보다 진보적인 색채를 과시했지만 국민들은 2년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공화당에 넘겨줘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당시 보수 풀뿌리 운동 티파티가 선거에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오바마의 재선으로 중대한 변화를 맞을 곳은 연방 대법원이다. 첫번째 임기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히스패닉인 소냐 소토마여 대법관을 임명하는 등 진보적인 두 명의 법관을 임명했다. 두번째 임기에도 오바마는 최소 두 명의 진보적인 법관을 임명할 기회가 있어 연방대법원 색채가 보다 진보적인 색채를 띌 전망이다. 동성결혼, 낙태 등의 이슈에서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진보적인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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