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416가구로 구성된 동탄 롯데캐슬은 당초 지난 8월 1차 동시분양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동시분양에서 빠진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분양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달 예정된 2차 동시분양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분양 연기의 표면적인 이유는 동탄2신도시 분양 단지 대부분이 요즘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된 반면 동탄 롯데캐슬은 중대형(전용면적 101~241㎡)로 이뤄져 있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동탄 롯데캐슬 시행을 맡고 있는 보성건설과 롯데건설과의 갈등 때문에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한양의 계열사인 보성건설이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에 시공권과 확정 수익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분양시장에 정통한 한 분양업체 대표는 “통상 보성건설과 한양이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데 세종시 사업도 있고 한양 자체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성건설이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해 롯데건설과 도급 계약을 맺었는데 좀 더 수익을 거두기 위해 시공권 일부 확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성건설은 시공권 확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확정 수익 일부를 제시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시행사는 분양 성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만큼 시공사에 리스크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이에 반발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진행이 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는 롯데건설이 동탄2신도시 현장에 나가 있던 마케팅팀을 철수시키며 사업을 중단할 움직임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자세한 내막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 분양이 잘됐다고 하더라도 중대형에 대해서는 아직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하니 일정을 잡기가 힘들다”며 “사업성 검토를 거친 뒤 다음달 또는 내년 중에 분양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시행사가 대출을 받아 땅을 구입해놓은 상황에서 사업이 지연될수록 시행·시공사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 2차 동시분양 참여업체 관계자는 “결국 사업 주체의 자금난과 경기 침체 때문에 동탄 롯데캐슬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며 “금융 비용 등을 감안해서라도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통해 분양을 서두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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