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직후 2기 행정부가 총기 소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AK-47 소총 등 총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실시한 총기 소지자들과 총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신원조회 건수는 전월보다 1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기 관련 FBI 신원조회가 늘었다는 것은 총기 소지자들도 포함되지만 총기 구입 희망자가 늘어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총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멜 번스타인은 NBC 방송의 자회사인 ‘KOAA-TV’와의 인터뷰에서 “AK-47 소총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면서 “대개 하루에 6~8정이 팔렸는데 지금은 25정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총기 제조업체인 스미스 앤 웨슨, 스텀 루거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오바마 재선 이후 총기 판매 열기를 방증한다.
이같은 현상은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총기 소유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미국인들이 총기 구매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도 전년보다 1120만 건이나 신원조회 건수가 증가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유세 기간 “폭력 사태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더 많은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2004년 만료된 총기소유금지법 부활 가능성 등 총기 소유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 규제 논란은 지난 7월 콜로라도 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 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총기난사 사건 이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텔레그래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소유 규제를 강화하려면 하원이 장악 중인 공화당의 동의가 필수인데다 총기 소유 제한이 수정헌법 2조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해 반발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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