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위스 등과의 만만치 않은 표결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GCF 이사회 공동의장국을 맡고 있는 호주의 공식 지지 결정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
호주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우리나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국제기구화를 적극 지지하고, 우리나라, 덴마크와 더불어 설립 준비단계에서 트로이카의 역할을 해준 고마운 나라다. 이번 GCF 사무국 유치에 있어서도 한국을 지지해준 만큼 '녹색성장' 문제에 있어서 호주는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은 아닌 듯하다.
왜 호주가 이렇듯 녹색성장분야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것일까? 그것은 호주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과 그 실질적 해결을 위해 호주가 함께 할 가장 적극적이고 능력 있는 파트너로서 한국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호주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잠깐 살펴보자.
호주 대륙을 온도 분포도로 보면, 타원형 모양의 테두리는 녹색으로 표시되고 넓은 안쪽은 짙은 갈색(사막)과 옅은 갈색(아웃백)으로 칠해져 있다. 6만㎞의 해안선을 가진 호주 인구의 80%가 해안으로부터 50㎞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도 다 이러한 연유다. 남반구 최대 연구소인 호주과학산업연구소는 최근 연구에서 호주의 기온은 2030년까지 0.6도에서 1.5도, 2070년까지 1도에서 5도가 상승하고, 앞으로 물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며, 해수면 상승으로 호주 동북해안에 있는 대산호초의 파괴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을 반영하듯, 호주 정부는 2000년 대비 2020년에 5%, 2050년까지 80%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금년 7월부터 탄소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체제를 가동시키고 있다.
호주 정계 및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보면, 한국이 녹색성장 분야에서 국제적인 선도국의 하나로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가 다른 어느 영역보다 큰 기후변화 분야에서 한국은 중간자적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강점과 더불어, 녹색성장 분야에서 국제사회를 선도해나가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호주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본다. 실질과 실용을 중시하는 호주가 GGGI 및 GCF와 관련하여 한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과 호주가 서로간에 공히 5대 무역국에 들어갈 만큼 긴밀한 경제 파트너이고, 15만 한국 동포가 호주 사회에서 모범적인 구성원으로서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도 물론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금년에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녹색성장 분야에서 GGGI 국제기구화 및 GCF 사무국 유치의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커다란 성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국을 적극적으로 성원하고 지지해준 호주는 '직설화법'과 '솔직함'을 또 하나의 특징과 장점으로 갖고 있다. 호주가 우리에게 사용하고 있는 '한국은 녹색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글로벌 녹색성장 강국'이라는 표현이 한국의 향후 활약으로 더욱 긍정적인 찬사로 진화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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